미세먼지 줄이겠다면서… 유세차량 대부분 경유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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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유승민-심상정, 개인차량도 경유차

대선 후보들이 너나없이 강도 높은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후보들의 유세차량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경유 차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본보 취재 결과 일부 후보는 개인 차량으로도 경유차를 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약 실천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동아일보가 24일 각 후보 선거 캠프에 확인한 결과 실제 유세 차량은 대부분 트럭으로 경유차였다. 더불어민주당은 5t 트럭 5대, 2.5t 11대, 1t 290대 등 306대, 국민의당은 5t 트럭 2대, 3.5t 14대, 1t 270대 등 총 286대가 경유차였다. 정의당은 3.5t 1대, 2.5t 3대 등 총 20여 대를, ‘3무(無) 공해 유세’를 내세운 바른정당은 28대를 운영 중이라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중앙에서 운영하는 몇 대 외에는 파악이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8일 ‘경유차 타고, 미세먼지 저감 말하는 대선 후보’란 보도자료를 내고 후보들의 경유차 유세를 비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한 명당 이용 가능한 법정 유세 차량은 340대. 19대 대선 후보가 14명임을 감안하면 하루 최대 4760대의 경유차가 돌아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후보 캠프 측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친환경 화물차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상용화가 안 되었을뿐더러 장시간 운행 시 충전 등도 어렵다는 것. 한 캠프 인사는 “짧은 대선 기간을 감안하면 대체재를 고려할 여유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 측은 “일부 차량이라도 친환경차로 바꾸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였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더구나 취재 결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경유차 감축을 주장하고 무공해 유세 운동을 펼치는 후보들조차 개인 차량으로 경유차를 몰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본인 2010년식 쏘렌토R 2.0, 배우자 2013년식 스포티지R 등 2대의 경유차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2012년식 그랜드카니발을 몬다. 경유차 감축 공약은 없지만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11년식 그랜드카니발을 갖고 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공약과 개인은 따로 봐야지 과도한 비판이다”고 반박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미세먼지#유세차량#경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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