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졸업생-교직원들의 후배사랑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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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교직원들 월급 1% 적립… 10년째 후배들에게 장학금 전달
계명대-대구대 교직원들도 동참… 저소득층-난치병 학생돕기 등 나서

영남대 서길수 총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직원장학회 교직원들이 최근 총장실에서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직원장학회는 올해로 10년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서길수 총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직원장학회 교직원들이 최근 총장실에서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직원장학회는 올해로 10년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교직원들은 최근 재학생 21명에게 올해 1학기 수업료 전액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는다. 이 대학 교직원들은 월급의 1%를 모은 돈으로 10년째 학생 장학금을 주고 있다.

교직원들은 2009년 직원장학회를 조직해 그해 장학생 14명에게 각각 100만 원을 지급했다. 2012년부터는 3학년 재학생을 선발해 졸업 때까지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56명에게 장학금 1억7000만 원을 지급했다. 직원장학회는 최근 장학기금 5600여만 원을 추가로 내놓았다. 현재까지 6억6000만 원의 장학금을 모았다.

지역 대학 졸업생과 교직원이 수년 동안 발전기금과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판단에서다. 불우이웃과 지역 사회를 돕는 나눔도 실천해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영남대는 올해 1∼6월 장학금과 발전기금 37억여 원이 모였다고 20일 밝혔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65)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발전기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백 교수는 재임 기간 대학 발전기금을 꾸준히 내놓아 모두 70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영남대 캠퍼스에서 36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저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받은 것 같다. 그 고마움을 대학과 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되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돈은 아니지만 제자들이 공부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남대 의과대 동문들은 지난달 입학 30주년을 기념해 발전기금 1억 원을 기탁했다. 의대 10회 동기회 70여 명은 입학한 지 30년 만에 모교에 모여 축하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의대 강의동 신축 및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내놓고, 의대 동창회 발전과 장학기금으로 2000만 원을 대학에 전달했다.

김병일 전 롯데그룹 총괄사장(75)은 얼마 전 영남대를 찾아 경영학과 후배 5명에게 1년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김 전 사장은 1967년 2월 영남대 경영학과(1기)를 졸업했다. ㈜한국알미늄과 현대중공업을 거쳐 롯데그룹 경영관리본부 총괄사장을 지냈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대학 발전기금 10억 원을 기탁했다. 영남대는 ‘김병일장학금’을 만들어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과 대학 기반 확충에 활용하고 있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학교를 잊지 않고 챙겨주는 선배가 있어 후배들이 든든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김 전 사장과 같은 선배의 가르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계명대 교직원들은 사단법인 ‘계명 1% 사랑 나누기’를 통해 장학금 지원과 해외 봉사를 하고 있다. 2014년 개교 50년을 맞아 조직했다. 전체 900여 명이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3억 원가량을 모금한다. 저소득층 지원과 불우이웃 및 난치병 학생 돕기 등에도 쓰고 있다.

대구대 교직원들도 ‘1% 나눔 운동’을 하고 있다. 2004년부터 월급의 1%를 모금해 불우이웃 돕기와 재해 성금 지원, 해외 봉사활동에 사용한다. 매 학기 학생 30여 명을 선발해 장학금도 준다. 교직원 300여 명이 지금까지 9억8000여만 원을 모았다.

이 대학은 2011년부터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한(1) 사람이 한(1) 달에 일(1)만 원씩 기부하는 장학금 모금 캠페인 ‘DU(대구대) GIVE 111’을 하고 있다. 교직원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 동문 980여 명이 5억9800여만 원을 모금했다. 2014년 9월 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영훈 jang@donga.com·배유미 기자
#영남대#직원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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