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제연극제’ 결국 둘로 쪼개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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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명성의 ‘거창국제연극제’가 결국 쪼개졌다. 2개의 연극제가 같은 날, 다른 곳에서 개막한다. 하나 된 연극제를 기대한 연극인과 예술인, 지역주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역대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한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회장 이종일)는 “국내 최고이자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KIFT 2017)를 28일부터 8월 6일까지 위천면 빼재로 796 거창연극학교 장미극장과 토성극장, 거창읍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KBS 창원방송총국과 함께하는 KIFT는 ‘인생의 빛 연극의 신화’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국내외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거창군이 출자한 거창문화재단(이사장 양동인 군수)은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위천면 수승대 야외극장과 거창읍 일원에서 ‘2017 거창한(韓) 여름연극제(GSFT 2017)’를 연다. 당초 ‘거창한(韓) 거창국제연극제(GIFT)’라는 이름으로 준비했으나 KIFT 측이 유사상표라며 법원에 낸 명칭사용철회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무산됐다. GIFT로 표기한 각종 홍보물도 폐기했다.

거창 주민들은 “동일 시기, 동일 지역에서 연극제가 따로 열려 준비는 부실하고 이미지도 실추될 것이 뻔하다”며 걱정하고 있다. GSFT 측은 이날 오전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식포스터도 올리지 못했다.

KIFT 측과 KIFT를 지지하는 예술인들은 “진흥회 이 회장과 연극인들이 장기간 고생하며 키워온 KIFT를 거창군이 가로채려다 실패했다”며 “어정쩡한 이름으로 연극제를 개최하는 것 역시 꼼수”라고 비난했다.

반면 거창군과 문화재단은 “투명한 운영을 위해 문화재단이 직접 연극제를 열게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 연극축제로서의 위상과 비전을 새롭게 정립해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거창국제연극제#kift#k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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