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명 女가수 ‘나일강 모독죄’ 혼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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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마시면 기생충 감염 위험”… 콘서트서 발언했다 징역형 처벌

이집트의 인기 가수가 팬들에게 “나일강 물을 마시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집트 일간 이집트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은 지난달 27일 ‘감정의 여왕’으로 불리는 유명 여가수 셰린 압델 와합(38·사진)에게 국가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징역 6개월에 벌금 1만 이집트파운드(약 62만 원)를 선고했다. 셰린은 보석금 5000이집트파운드를 내고 풀려나 항소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된다.

셰린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콘서트 도중 자신의 곡 ‘나일강 물을 마셔 본 적 있니(Have You Drunk From the Nile)’를 불러 달라는 한 팬의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마셔 본 적 없다. (나일강 물을 마셨다가는) 주혈흡충증에 걸릴 것”이라며 “대신 에비앙(생수)을 마셔라”고 농담을 던졌다. 주혈흡충증은 오염된 민물 우렁이를 통해 감염되는 열대병으로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도 발견됐다. 주혈흡충증이 유행하면서 이집트 보건당국은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기생충 박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셰린의 발언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그는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집트의 일부 변호사들이 셰린을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이집트가수협회는 셰린의 활동을 2개월간 금지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이집트#나일강#모독죄#인기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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