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포츠와 무관한 정치적 결정”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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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도핑방지 개혁조치… 평창올림픽 반드시 참가하게 될 것”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자격 정지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러시아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16일 WADA 이사회에 참석한 파벨 콜롭코프 러시아 스포츠장관과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사회 발언을 통해 “러시아 정부는 지난 2년간 도핑 방지를 위해 강력한 개혁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콜롭코프 장관은 “러시아 도핑 스캔들이 스포츠와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코프 위원장 역시 “러시아 선수들은 외국의 반도핑 기구에서 약물 검사를 받고 있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약물로부터 깨끗한 선수들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WADA는 이날 이사회에서 RUSADA의 복권을 승인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30여 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 1000명의 도핑을 조작한 사실을 폭로한 캐나다 법의학자 리처드 매클래런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는 점과, 모스크바의 반도핑실험실에 보관된 도핑 관련 소변 샘플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게 이유였다.

러시아 스포츠 담당 부총리 비탈리 뭇코는 이날 WADA의 결정에 대해 타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대로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러시아 선수단은 반드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매클래런 보고서를 인정하라는 요구와 봉인된 도핑 샘플을 제공하라는 요구는 RUSADA의 활동과 관계없으며 이행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WADA가 내건 두 가지 조건이 무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한 도핑 전문가는 “WADA가 내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러시아에는 치욕적이다. 국가 주도 도핑이 이뤄졌다는 걸 어떻게 인정하겠나. 또 소변 샘플을 제공했다간 객관적인 증거가 드러날 수 있기에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도핑 문제에 떳떳하다면 굳이 소변 샘플을 제공 못 할 이유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러시아 내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서는 10여 명의 러시아 기자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계반도핑기구#캐나다 법의학자 리처드 매클래런#러시아 평창올림픽 참가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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