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허리케인, 백악관 강타”… 트럼프 “완벽히 돌아가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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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내통 의혹 싸고 언론과 충돌
CNN, 트럼프-아갈라로프 부자, 美서 만난 동영상 자료 다수 공개
트럼프 “가짜언론” 트윗통해 반격
민주당 하원의원, 탄핵안 발의… “FBI국장 해임은 사법방해죄”

“5급 허리케인이 백악관을 강타하고 있다.”(워싱턴포스트)

“백악관은 완벽하게 기능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해 미국 대선 때부터 앙숙 관계였던 도널드 트림프 대통령과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을 놓고 다시 강하게 충돌했다.

WP는 12일 “백악관이 혼돈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며 가장 강한 허리케인을 의미하는 ‘5급 허리케인’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까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격노하고 있으며 트럼프 주니어가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지지자들도 이번 사건은 재앙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자극했다. 또 트럼프를 각종 비난에서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거리 두기’라며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 벌리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은 헬스케어, 감세·세제 개혁, 그 밖에 많은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억해라. 가짜 언론이 ‘소식통에 따르면’이라고 보도하는 건 많은 경우 소식통이 가짜거나 없다”라고 말해 사실상 WP를 겨냥했다. “내 아들 도널드는 어젯밤에 아주 잘했다. 그는 투명했고, 순수했다. 이번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이다. 슬프다”라며 아들을 방어했다.

한편 트럼프 측이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할 만한 정보를 주겠다고 나선 러시아 측 인사들의 러시아 내 정치적 위상을 잘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도 공개됐다. CNN은 트럼프와 ‘반(反)클린턴 정보’를 제의한 아라스, 에민 아갈라로프 부자가 미스USA대회가 열린 2013년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 다수를 12일 보도한 것이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미스USA 레드카펫 포토라인에 아갈라로프 부자와 나란히 서 “이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힘이 세고 부자인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들 앞에서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러시아를 굉장히 존경한다. (미스유니버스대회의 러시아 개최는) 긴장 완화를 위해 환상적일 것이다. 러시아도 정치적으로 이를 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아갈라로프 부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만찬을 하는 장면도 영상에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며 탄핵안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나왔으나 정식으로 발의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는 ‘대통령이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지시를 내린다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에 “먼저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고, 설득에 실패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트럼프의 꼭두각시’가 되기를 거부하다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의 후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세형 turtle@donga.com·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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