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내통 수사 무마 전방위 압박… DNI-NSA 국장에도 의혹부인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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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상원 정보위 출석요구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자신과 측근들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에 대해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이외에 다른 두 명의 정보기관 수장에게도 ‘눈감아 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와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올해 3월 말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게 ‘러시아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성명 등을 통해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코츠와 로저스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트럼프의 사건 수사 무마 요청이 모든 정보기관에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는 뜻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국가정보국과 국가안보국 수장에 대한 사건 무마 요청은 스캔들 수사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최근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이 3월 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진영에 불리한 발언을 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코미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관련 해킹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부적절한 접촉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정권 인수위원장을 지냈던 최측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용인술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연루자로 최근 상원의 관련 자료 제출과 정보위원회 출석 요구를 거부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기용한 것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크리스티는 이날 기자들에게 “플린은 내 취향이 아니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플린을 보좌관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백악관에도 들여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이나 정부에 이익을 가져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을 트럼프 후보, 트럼프 당선인에게 매우 분명히 했다”며 “나는 플린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플린과 달리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대본부장,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 카터 페이지 캠프 외교 고문 등은 의회의 협조 요청에 응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코미 전 국장에 대해선 ‘정상적인 관료’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트럼프가 코미를 ‘미치광이(a nut job)’라고 표현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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