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 깨운 토마호크-스톰 섀도 105발…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3곳 족집게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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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리아 공습]美-英-佛 연합 공습작전
시리아 “다수 요격” 美 “모두 명중”

미국 영국 프랑스의 군함과 전투기들이 미사일 105발을 쏟아부은 이번 대(對)시리아 군사작전은 2000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었다.

14일 오전 4시(현지 시간) 시리아 홈스 서쪽으로 25km 떨어진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에 미사일 22발이 날아들었다. 미국은 홍해에서 작전 중인 순양함 몬터레이와 구축함 라분, 히긴스 등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9발을, 영국은 로열 에어포스 소속 토네이도 GR4 전투기에서 스톰 섀도 공대지 스텔스 미사일 8발을, 프랑스는 소형 군축함 아키텐과 라팔 전투기에서 크루즈 미사일 5발을 각각 발사했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단독으로 공습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영국, 프랑스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면서 정당성을 높였다. 발사한 미사일 수도 105발로 지난해 59발의 2배가량으로 늘었고 목표 타깃도 한 곳에서 세 곳으로 늘었다.

미국이 폭격한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 중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수도 다마스쿠스 바르자 연구개발센터였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를 개발, 생산, 시험하는 이곳을 초토화하기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 57발과 공대지 미사일 19발 등 무려 76발을 쏟아부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는 바르자 센터에 북한 미사일 기술자들이 체류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두 번째 타깃은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를 주로 보관하는 장소로 알려진 홈스 외곽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였고, 마지막 타깃은 그 근처 화학무기 벙커 시설이었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가 상당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주장하자 미 국방부는 14일 “세 개의 타깃은 모두 성공적으로 명중됐다”며 그 증거로 폭격 전후 사진들을 공개했다. 전문가들도 시리아 방공망이 워낙 낙후돼 있다며 미사일 요격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합참 케네스 매켄지 중장은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수년 전으로 되돌렸다”고 말했다.

공습 규모는 커졌으나 상당히 절제된 공격이었다. 러시아 또는 이란과 관련된 시설을 공습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했고,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사드 정권을 정면 겨냥하지도 않았다. 오직 화학무기 관련 시설들만 공격하며 확전을 경계했다. 미국은 공격 전 러시아와 공중 충돌을 피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폭격의 성공 여부와 별도로 공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9일부터 공습을 예고해 중요한 군사 자산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폭격 후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은 평소처럼 양복을 입고 가방을 든 채 출근하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려 건재를 과시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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