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카타르 단교, UAE가 결정적 배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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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국왕, 이란 옹호’ 가짜뉴스… UAE가 ‘SNS 확산’ 개입한 듯

아랍에미리트(UAE)가 ‘카타르 단교 사태’의 결정적인 배후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UAE가 5월 말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이 이란을 옹호했다’는 가짜뉴스를 카타르 국영통신사(QNA)에 올리는 해킹을 진행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UAE가 5월 23일 해킹 방안을 논의했고, 다음 날 실제 해킹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등이 주도한 이번 단교 사태는 카타르 국왕이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란을 ‘이슬람의 강대국’이라고 발언했다는 가짜뉴스가 QNA에 게재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집중적으로 퍼진 뒤 발생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를 중심으로 주변국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을 옹호한 카타르를 용납할 수 없다며 단교를 선언했고, ‘이란과의 관계 단절’ 등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는 해당 뉴스가 QNA에 뜬 직후부터 국왕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 QNA가 해킹을 당하면서 가짜뉴스가 퍼졌다고 주장했다. 만약 UAE가 해킹을 주도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주요국이 일종의 ‘자작극’을 벌인 게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와 UAE 간 갈등도 깊어질 수 있다.

사우디와 이집트 같은 ‘수니파 강국’들이 해킹에 관여했는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UAE 외 다른 나라들이 해킹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UAE가 직접 해킹을 했는지 혹은 특정 업체를 이용해 진행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WP 보도 뒤 UAE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주미 UAE 대사는 성명을 통해 “기사는 거짓이다”라며 “UAE는 기사에 언급된 해킹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카타르 단교#uae#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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