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히잡 안썼다고 비난하더니… 멜라니아도 머리 드러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방카도 착용안해… 트럼프 침묵
사우디 국왕에 훈장 받은 소식에 트럼프 前측근 스톤 “토할 것 같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부인 멜라니아 여사 및 장녀 이방카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히잡은 사우디 현지 여성들이 머리와 얼굴을 가리기 위해 두르는 스카프 형태의 천으로 현지 여성들에겐 필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사우디 방문길에 오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자 “그들(사우디)이 모욕감을 느꼈을 수 있다”며 비난했지만 자신의 부인은 탓하지 않았다.

20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한 멜라니아 여사가 검은색 긴바지를 입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평소 그는 몸에 달라붙는 옷을 즐겨 입는 편이지만 이날은 몸매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통바지를 착용했다. 이방카 역시 발목까지 오는 어두운 색 원피스를 걸쳤다. 매체는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 옷)를 연상시키는 이 차림에 대해 “스카프(히잡)는 두르지 않았지만 사우디의 엄격한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우디 왕국의 규정에 따르면 여성들은 아바야를 입고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단, 외국인에겐 예외가 인정된다. 2015년 미셸 여사도 푸른색 긴 상의에 검은 바지를 입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오바마 여사가 스카프 쓰기를 거부하는 걸 보고 멋있다고 한다”고 말한 뒤 문제의 비난 발언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에게서 최고급인 ‘금색’ 국왕훈장을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최측근이었다가 최근 돌아선 로저 스톤은 “사우디 사람들을 만날 게 아니라 그들이 재정 지원을 한 9·11테러에 책임을 지고 배상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솔직히 이것을 보니 토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8%로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히잡#미셸 오바마#멜라니아#이방카#트럼프#미국#순방#훈장#사우디아라비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