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체제 흔들기… 대북 지하방송 한국과 협의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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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탈북자 성공담 등 자체 제작 영상물 北송출 추진… 한국정부 협조할지는 미지수”

미국이 북한 김정은 체제를 흔들 새로운 시도의 하나로 자체 제작한 영상물을 한국을 통해 북한에 송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복수의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인 지난해 2월 대북제재강화법을 입법한 이후 자유아시아(RFA) 방송,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예산을 배정해 북한에 보낼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 이 영상물들에는 탈북자의 성공 스토리나 미국의 풍요로운 사회상을 소개하는 장면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휴전선 근처에서 송출하는 비공식 대북 지하방송을 통해 이 영상물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놓고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지하방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동식 저장장치(USB)나 DVD에 영상물을 담아 풍선으로 날리는 방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기 힘들며, 중국에 나온 북한 상인에게 건네는 방식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지상파 디지털 방식으로 이행했으나 지하방송은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도록 아날로그를 유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미 행정부의 이런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6일 독일 베를린에서 휴전 64주년인 이달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중단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이 제안에 응할 경우 한국은 미국 측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은 최근 대북제재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군사력 행사는 큰 희생을 동반할 것이 우려되자 영상물을 이용한 북한 흔들기 차원에서 이 방안을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미국의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앞으로는 심리전이나 사이버 공격 등이 유력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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