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연극제 통해 치안 공포증 치유… 칼보다 강한 문화의 힘 전세계에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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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카 前문화부장관 한국 방문, 양현미 문예교육진흥원장 만나
27일까지 ‘예술의 재발견’ 행사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오른쪽)이 주최한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의 국제 심포지엄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마요르극장장.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오른쪽)이 주최한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의 국제 심포지엄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마요르극장장.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콜롬비아 초대 문화장관을 지낸 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마요르극장장(67)이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23∼27일)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폰세카 극장장은 23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로 열린 ‘2018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국제 심포지엄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폰세카 극장장과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54)이 만나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양 원장은 “1980년대 마피아들의 정치인 암살 등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문화예술교육으로 극복한 콜롬비아는 문화예술교육의 본원적 가치가 가장 잘 드러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88년 폰세카 극장장이 창설한 이래 보고타 지역에서 격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베로아메리카노 국제연극제’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국제연극제이자 불안에 떨던 콜롬비아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치유해준 문화예술축제로 평가받는다.

폰세카 극장장은 “1980년대 치안이 불안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집 밖으로 잘 나오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극제 첫 회 폐막공연에 시민 8만 명이 거리에 나와 야외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문화향유권이야말로 인간의 기본권임을 확인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총이나 칼보다 문화의 힘이 더 강함을 보여준 사건이었어요. 새로운 콜롬비아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선 문화예술교육이 옵션이 아닌 필수적 과제였죠. 예술교육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지난해 11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에 취임한 양현미 씨는 “소년원을 비롯해 교정시설 등에서 만난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술치유 프로그램, 미혼모와 아이들을 출연시킨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 공연과 같은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다가서는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예술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술교육 투자야말로 문화자본을 가장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입니다.”

양 원장은 “국내에서도 베네수엘라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해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한 아이들을 3년간 조사한 결과 자존감과 사회성이 이전과 달리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은 2010년 유네스코와 우리 정부가 공동주최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기념해 매년 5월 넷째 주마다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 문화예술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일대에서 27일까지 전시와 포럼,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www.arteweek.kr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콜롬비아#라미로 오소리오 폰세카 마요르극장장#양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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