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 한국, 日과 경제격차 더 벌어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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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과학경쟁력 순위, 2009년 2위 日 턱밑까지 추격
지난해 6계단 차이로 내려앉아

한때 실현 가능할 듯했던 ‘경제 극일(克日)’의 꿈이 다시 멀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한국 경제, 얼마나 일본을 따라잡았나’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한일 경제 격차가 더 이상 줄지 않고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1995년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2536달러(약 4764만 원), 한국은 1만2350달러로 3만 달러 넘게 차이 났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침체기를 겪은 일본과의 격차를 좁혀갔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7633달러로 일본(3만7304달러)과 9671달러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크게 약화되면서 일본 경제 추격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적게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에 근접했던 산업·기술 경쟁력도 다시 떨어지고 있어 4차 산업혁명 격변기를 맞은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 전망도 어둡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한국의 과학경쟁력 순위는 2009년 3위에 오르며 2위 일본의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일본은 내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국가 전략 기술력 10개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일본에 평균 2.8년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우주 분야 기술격차가 4.5년으로 가장 컸고 안전, 환경·해양, 건설 교통 등도 일본에 3, 4년씩 뒤처진 상황이다.

한일 간 부가가치율 격차도 2000년 8.5%에서 2014년 11.6%로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다. 한국 경제가 눈에 보이는 수출액의 덩치는 커지고 있지만 무역에서 ‘실속’을 의미하는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일본에 점점 뒤지고 있다는 의미다.

현경연은 “한국이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선진기술 제품을 빠르게 추격하는 ‘캐치업(catch up)’ 전략과 함께 정보기술(IT) 융합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한국형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4차 산업혁명#한국#일본#경제격차#미래 먹거리#과학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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