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우려한 뉴질랜드 총리 “의원급여 동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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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초당적 지지로 화답

재임 중 출산으로 화제를 모았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8·사진)가 자신을 포함한 국회의원 급여 3%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AP는 아던 총리가 20일 “정치인 같은 고소득자와 중저소득자 간 소득 격차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의원 임금 동결 계획을 발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아던 총리는 “이 계획으로 많은 돈을 아낄 순 없다. 하지만 뉴질랜드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 즉 경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동결은 국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총리가 속한 노동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 제일당은 물론이고 야당인 국민당도 총리의 계획에 지지 의사를 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던 총리의 연봉은 47만1000뉴질랜드달러(약 3억5000만 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지도자 중 다섯 번째로 많다. 총리·부총리를 제외한 뉴질랜드 국회의원은 직위·직책에 따라 16만4000∼29만6000뉴질랜드달러(약 1억2000만∼2억2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에 따르면 뉴질랜드인 10명 중 6명가량은 총리가 너무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 급여 인상이 철회된 데는 최근 뉴질랜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며 잇달아 벌인 파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달 간호사와 보건 분야 종사자 약 3만 명이 급여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30년 만에 파업을 벌였고, 지난주에는 약 2만9000명의 교사가 큰 폭의 급여 인상과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

아던 총리는 6월 말 사실혼 관계인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 씨와의 사이에서 첫딸을 낳았고 6주간의 출산휴가를 보낸 뒤 이달 2일 업무에 복귀했다. 총리 재임 중 출산은 1990년 베나지르 부토 당시 파키스탄 총리 이후 두 번째였다. 아던 총리는 복귀 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를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데려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소득격차 우려#뉴질랜드 총리#의원급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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