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 ‘치약든 과자’ 먹인 인기 유튜버, ‘콩밥’ 먹을 위기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19일 15시 45분


코멘트
유튜브 채널 조회수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노숙인에게 치약이 든 과자를 먹인 인기 유튜버가 법적 처벌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영국 메트로는 18일 “노숙인을 속여 치약 과자를 먹게 한 유튜버가 감옥 신세를 질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ReSet’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20세의 이 유튜버는 원래 중국 출신이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거주하고 있으며, 120 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노숙인을 상대로 장난치는 영상을 게재해 주목을 끌었다. ReSet은 바르셀로나의 한 거리에 있는 노숙인에게 다가가 “배고프시죠? 이걸 드릴게요”라며 치약을 가득 짜 넣은 오레오 과자를 봉지째 건넸고, 굶주림에 지쳐있던 50대의 노숙자는 과자를 받고는 “정말 고마워요”라며 감격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이 노숙인은 고통을 호소하며 구토에 시달렸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ReSet은 “장난이 조금은 지나쳤던 것 같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보라. 노숙인이 된 이후로 한 번도 이를 닦지 않았을 거다. 내가 대신 양치 시켜준 것이다. 내 동생에게 똑같은 오레오를 줬었다”고 변명했다.

ReSet의 장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해당 노숙인 주위에서 거지 행세를 하며 48시간 동안 돈을 구걸하는 영상을 찍기도 했다.

결국 누군가 그의 도넘은 장난을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고, 스페인 경찰은 이 유튜버를 ‘반 윤리적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수사 결과 ReSet은 해당 영상으로 2000유로(약 260만원)가량의 광고 수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또 장난을 친 노숙인에게 300유로(약 40만원)를 주며 문제를 제기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 유투버는 과거 고양이의 배설물을 채운 샌드위치를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제공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ReSet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는 상태다. 검찰은 이 유튜버에게 3만 유로(약 4000만원)의 벌금과 징역 2년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