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일촉즉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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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리바바 쇼핑몰 지재권 침해”… ‘악덕시장’ 블랙리스트에 2년째 올려
자국회사 인수합병도 제동 걸어… 알리바바 “보호무역 희생양” 반발
中 작년 대미흑자 사상최고 ‘戰雲’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대표 쇼핑몰 타오바오(淘寶)가 또다시 미국 정부의 악덕시장(짝퉁시장)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금융 분야에서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폭풍전야라는 관측도 나왔다.

14일 BBC 중문판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타오바오가 지식재산권 침해 상품으로 가득 차 있다며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악덕시장 명단에 포함시켰다. USTR는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미국 노동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온라인 시장 25개와 오프라인 시장 18개를 지난해 악덕시장 리스트에 올렸다. 이 중 중국 온·오프라인 시장은 타오바오 등 9개로 20%를 차지했다. 여기에 포함된다고 해서 USTR로부터 제재를 받는 건 아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USTR는 타오바오의 짝퉁 상품 퇴치 노력은 인정했으나 “가짜 상품의 규모를 보여줄 객관적인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고 짝퉁 판매량이 줄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재지정 이유를 밝혔다.

알리바바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알리바바는 “무역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어 고도로 정치화된 환경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점수를 따려는 USTR의 희생양이 됐다. USTR의 조치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23만 개의 타오바오 내 상점이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문을 닫았고 (짝퉁) 상품을 내리라는 요구도 (전년 대비) 25% 줄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12일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758억 달러(약 293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은 “이런 수치는 미중 무역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폭풍전야”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모바일결제 업체인 앤트파이낸셜이 미국의 송금회사 머니그램을 인수합병하려던 계획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의해 거부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알리바바를 제재하면서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정부 당국은 중국산 철강 제품 등의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손해를 얼마나 끼치는지 조사를 끝낸 뒤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국은 또 이달 중 중국 상품에 대한 각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VOA 중문판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거나 수입제한 조치를 실제로 본격화하면 중국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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