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가능성… 증시 자본유출 여부 급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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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물시장 “12월 오를 확률 93%”… 韓銀 총재, 지난주 선제대응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10년 만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던 시기는 2007년 8월이 마지막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을 국내 증시가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2,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20일(현지 시간) 기준 93.1%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다. 블룸버그도 12월 인상 확률을 82.5%로 전망했다.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80∼90%로 전망하면 연준도 금리 인상 결정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저울질 중인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자금이 높은 금리의 안정적인 투자처로 떠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는 미국계 투자금의 의존도가 높다. 지난달 말 기준 미국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는 255조457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국내 주식 보유액의 약 42%에 이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화정책 완화 수준을 줄여 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돈줄 죄기에 맞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경제의 체력이 탄탄해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미 간 두 차례 금리 역전 현상 때 전체 자본 유출입에서는 순유입 추세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달러가 약세 내지는 안정 추세를 유지한다면 외국인 투자금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증시#자본유출#한미 금리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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