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21일 ‘반도체 매각’ 이사회… 우선협상 대상자 ‘한미일 연합’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SK하이닉스 포함 “21조원 인수”… 日정부-도시바, 브로드컴보다 선호
30조원 써낸 훙하이는 제외된듯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이르면 21일 열리는 도시바 이사회에서 반도체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유력했지만 구조조정 우려와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로 막판 판세를 뒤집었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도시바가 이르면 21일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8일 주주총회 전까지 매각 계약을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올해 반도체 자회사를 팔아야 하는 도시바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감안해 이달 중 매각을 매듭짓겠다는 각오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 반도체 매각을 둘러싼 막판 조정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든 후 SK하이닉스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도시바 본사 등이 출자해 2조∼2조1000억 엔(약 20조400억∼21조400억 원)의 인수액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도시바의 거래처인 일본 기업 4곳이 100억 엔(약 1020억 원)씩을 내고 대형은행이나 SK하이닉스가 자금을 빌려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 연합’의 안을 받아들일 경우 매각 후에도 일본 측이 경영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럴 경우 일본 정부는 안보 분야 등에 널리 활용되는 반도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지도 모른다는 그동안의 불안을 덜 수 있다. 도시바 측은 각국 독점금지법 심사도 단기간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조2000억 엔(약 22조4000억 원)을 제안한 브로드컴은 금액으론 한미일 연합에 앞선다. 하지만 과거 인수합병을 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온 전력 때문에 고용 유지를 원하는 도시바 측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일 연합은 아직 최종 합의까지 유동적인 부분이 남아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도시바와 욧카이치 공장에서 반도체를 공동 생산해온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국제중재재판소 등에 매각 중지를 호소하고 있는데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애플, 아마존과 손잡은 대만 훙하이는 약 3조 엔(약 30조6000억 원) 이상을 써냈지만 ‘차이나 머니’를 경계하는 일본 정부의 반대 때문에 최종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도시바#반도체#매각#sk하이닉스#브로드컴#훙하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