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바이오 경제’가 혁신성장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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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온난화와 기상이변, 신규 병충해 발생으로 작물 수확량이 급감해 세계 식량 수급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치매 등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삶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 기술은 이런 인류의 난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9년 ‘2030 바이오 이코노미(Bio Economy to 2030)’ 보고서에서 그동안 정보기술(IT)이 경제 혁신을 지탱해 왔듯이 의료, 식량, 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바이오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바이오는 IT 등 다른 기술들과 융합할 경우 더욱 큰 성장성을 가지게 되는 산업 분야다. 사람의 건강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문에서도 바이오산업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온 반도체, 자동차, 화학제품 산업을 모두 합친 규모를 초과해 4조4000억 달러(약 4972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오는 고급 인력이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서비스까지 직접 수행해 기존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소득주도 성장’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성장’의 핵심 축으로 바이오를 주목하는 이유다.

최근 국내에서는 바이오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와 인력 양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와 면역 항암제 등의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의 바이오시밀러가 30∼4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벤처업계에서도 ‘바이오 붐’이 새롭게 일고 있다. 과거 5년간 매년 100여 개에 머물던 창업은 지난해 400개를 훌쩍 넘었다. 이러한 ‘제2의 바이오 벤처 붐’은 혁신국가로의 성공적 전환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달 정부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 달성과 ‘14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5개’ 확보라는 도전적 목표를 세우고 ‘바이오 경제 혁신전략 2025’라는 향후 10년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는 글로벌 최고 기술 선점을 지원하고 혁신적 기술이 시장가치 창출로 이어지도록 R&D에서 사업화까지 일원화된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이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혁신 주체와 함께 바이오 생태계 기반 조성에도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다.

국내외 석학 및 연구자, 기업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 성과와 사업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바이오 미래포럼이 개최된다. 바이오경제 시대의 대응전략과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혁신 주체 간의 구체적 협력 모델과 제도혁신 방안을 제안하는 활발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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