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프라 확충-금강산관광 재개 기대감… 기업들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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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거는 남북경협]
KT, 통신 인프라 구축에 앞장… LS, 변압기 등 전력망서 수혜
두산, 건설기계 공급에 큰기대… 현대, SOC 사업권 확보 나서

2018 남북 정상회담 주관 통신사인 KT는 생생한 현장 중계와 취재 지원을 위해 5G 기지국과 방송 통신망, 전용회선 등 통신 
시스템을 제공했다. LS전선은 세계 최초로 공인인증 된 고압직류 송전 케이블(오른쪽 사진)을 남북한 간 장거리 송전 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 제공
2018 남북 정상회담 주관 통신사인 KT는 생생한 현장 중계와 취재 지원을 위해 5G 기지국과 방송 통신망, 전용회선 등 통신 시스템을 제공했다. LS전선은 세계 최초로 공인인증 된 고압직류 송전 케이블(오른쪽 사진)을 남북한 간 장거리 송전 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 제공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경제협력(경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력, 철도, 도로, 발전 설비 등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관광사업 재개가 예상되면서 관련 국내 기업들의 사업 영역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는 KT의 역할이 기대된다. KT는 2018 남북 정상회담 주관 통신사로 선정된 업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 남북 정상회담의 통신 지원을 위해서는 빠르게 통신망을 개통하고 안정성과 보안성을 확보해야 한다.

KT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120여 명 규모의 인력을 동원해 정상회담뿐 아니라 국내외 취재진 2800여 명의 방송 및 통신 지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5세대(5G)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지원했다.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게 될 판문점 자유의집에 KT의 360도 가상현실(VR) 카메라를 설치해서 외부에서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다. KT는 남과 북이 소통하는 순간마다 역할을 해왔다.

1971년 9월 남북 직통전화 개설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을 비롯해 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 등에 KT 통신망을 지원했다. 2004년 12월에는 오랜 협상 끝에 개성공단 통신공급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고, 2005년 7월에는 KT 문산지점과 북한의 개성전화국으로부터 뻗어 나온 광케이블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역사적인 남북 간 광통신망 시대를 열었다.

통신전선 등 기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LS그룹도 남북경협에 따른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1위 종합전선 회사인 LS전선은 산업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초고압 케이블, 배전케이블, 광케이블, 산업용 특수 케이블 등의 분야에서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LS산전은 전력 분야 토털 솔루션의 선두 기업으로 남북경협의 핵심인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변압기, 개폐기 등 전력기기와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제조 분야의 스마트 공장 솔루션, 철도 사업 재개에 따른 철도 신호 분야에 이르기까지 LS산전의 사업 분야 대부분이 남북경협과 연관돼 있다.

특히 LS전선과 LS산전은 대륙 및 국가와 국가 간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을 보유한 만큼 북한을 시작으로 러시아, 중국, 몽골 등의 전력망을 잇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프로젝트’의 현실화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전력 인프라가 노후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종 전력 인프라 개선 작업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LS그룹 계열사 E1이 공급하는 액화석유가스(LPG)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없이 즉시 공급 가능한 연료다.

오랜 기간 남북경협 사업을 해온 현대그룹은 그룹 내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TFT 위원장을 맡아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1996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떼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현대그룹의 남북 경협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재개를 준비하는 것이다.

금강산 및 백두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재가동을 중심으로 북측과 맺은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 확보를 통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대아산은 2000년 8월에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 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7대 SOC에 대한 사업권을 얻은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대형 발전설비 사업에서 독보적인 만큼 북한 발전시장에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굴착기 등 건설기계를 제작 공급하는 두산인프라코어도 북한에서 건설 붐이 일어날 경우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유엔 대북제재 해결 등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경협 관련 기업 관계자는 “북한도 하나의 시장이니 만큼 대내외적인 여건이 갖춰져야 하고, 북한이라는 신흥 시장에 진출한다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남북경협#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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