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에 전자칩 심어 정보 생각 업-다운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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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뇌와 컴퓨터 결합 도전 나서
의학연구회사 ‘뉴럴링크’ 설립

“전기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고, 민간 우주선을 이용한 인간의 화성 이주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그의 야망이 다 채워지지 않는다. 그는 이제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결합을 꿈꾸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46·사진)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창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뉴럴링크는 지난해 7월 의학연구 회사로 캘리포니아 주에 법인 등록을 마쳤고, 머스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럴링크는 일단 인간 뇌 질환 관련 연구를 시작으로, 장차 ‘인간의 뇌에 미세한 전자 칩을 심어 정보와 생각을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머스크가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그간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적 수준을 압도할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는 “인간이 AI에 정복당하지 않는 해결책은 인간의 뇌도 AI만큼의 높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게 되면 인간은 판단 결정권을 AI에 빼앗길 것이고 결국 애완 고양이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15년 벤처투자기업 와이콤비네이터의 샘 올트먼 사장 등과 함께 인류 전체에 이익을 주는 AI 발전을 위해 비영리 AI 연구기관 ‘오픈 AI’도 설립했다.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머스크처럼 AI가 인간의 머리 위에서 군림할 미래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는 최근 로봇으로 일자리 파괴가 일어날 것을 경고하며 ‘로봇세’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AI를 배척하지 않고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르다.

그동안 허무맹랑해 보이는 자신의 구상을 현실로 이뤄낸 머스크의 또 다른 도전에 세계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처음 전기자동차나 우주선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기존 자동차 기업가나 군사 전문가들은 비웃다시피 했다.

미 언론들은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 우주선 개발과 화성 탐사 같은 미래 산업에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발휘하기 때문에 젊은 창업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뉴욕 소재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퍼스트라운드캐피털이 지난해 전국의 창업가 7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전자업계 리더(창업가와 CEO)’를 조사한 결과 머스크가 23%로 1위로 차지했다. 2위인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CEO(10%)와 3위인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6%)를 크게 앞섰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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