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세수 풍년… 2월까지 3조7000억원 더 걷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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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상승세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 증가
정부, 빚 갚는 대신 지출 늘려… 재정수지-국가채무 되레 악화

올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세 수입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가 늘고 있지만 정부가 빚을 갚는 대신 지출을 늘리고 있어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가 함께 늘고 있다. 그럼에도 체감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어 정부가 일자리 확대에 재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 2월 국세 수입은 13조4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조 원 증가했다. 올 1∼2월 누계 국세 수입은 49조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조7000억 원 늘었다.

1∼2월 국세 수입이 늘어난 것은 소득세 수입이 16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8000억 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 양도소득세가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올 1월까지 전국에서는 39만8000가구의 건축물이 거래돼 전년 같은 기간 30만7000가구보다 29.9%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 호황이 이어지고 증권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거래세가 늘어난 점도 세수 확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1월 138조 원이었던 증권거래대금은 올 1월 347조9000억 원으로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그 결과 1∼2월 증권거래세 수입은 1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0억 원 증가했다.

2월 국세 수입(13조4000억 원)만 따로 보면 소득세 수입이 8조1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법인세, 증권거래세 등이 모두 지난해 2월보다 증가했지만 부가가치세만 유일하게 6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부가가치세 환급액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403억 달러였던 수출은 올해 1월 492억 달러로 22.1% 증가했다. 설비투자지수(2010년=100)도 지난해 1월 107이던 것이 올해 1월에는 131로 22.4% 증가했다.

국세 수입은 늘었지만 재정수지 적자는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누계 기준 1조1000억 원 적자였던 관리재정수지는 1년 새 적자가 2조8000억 원 증가한 3조9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관리재정수지는 세금, 세외수입, 기금을 더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하고 다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나타낸다. 2월 누계 총수입은 77조4000억 원, 누계 총지출은 76조5000억 원이었다. 기재부는 “국세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지면서 적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재정수지 적자 폭은 작은 편이다. 기재부와 OECD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1.1%다. 일본(―4.8%), 미국(―4.6%), 영국(―2.3%) 등은 재정수지 적자 폭이 한국보다 크며 OECD 평균은 ―2.6%다.

2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44조5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1월 말과 비교하면 9조3000억 원,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7조2000억 원이 늘어났다. 정부는 “1∼2월에는 국고채 상환이 없어 국가채무 잔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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