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北 WTO가입 이끌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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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정상회담 이후]美 싱크탱크 신안보센터 보고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일 경우 국제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미국 유력 싱크탱크가 제안했다.

중도 성향의 미국신안보센터(CNAS)는 21일(현지 시간) 공식 발표에 앞서 동아일보-채널A에 먼저 공개한 ‘위태로운 합의: 회담 후(後) 지형 탐색’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물론 북한의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개선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게 조건이다.

이 보고서 작성에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보좌관,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입안에 참여하는 고위 관계자 다수가 도움말을 제공했다.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해당 보고서의 의견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CNAS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무역을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선 국제무역 시스템에 편입돼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적절한 시기에 북한의 WTO 가입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NAS는 “북한이 WTO에 가입한다면 자국 경제와 관련된 통계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며 “이는 광범위한 경제개혁 조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WTO 가입이 북한 내부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AS는 또한 북한의 통화 및 금융시스템을 재건하는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NAS는 “많은 북한 사람은 예금 대부분을 미국 달러나 중국 인민폐로 보관하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당근’으로 중앙은행의 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돈주’로 불리는 북한 내 신흥 중산층 세력은 북한에 상업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은행이 없어 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다”며 “실질적인 경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금융 분야가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법 제도의 개혁 필요성도 언급됐다. CNAS는 “북한에 투자했던 많은 외국인 사업가는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며 “북한은 국제적인 무역중재 제도가 시행되도록 허용해 무역 분쟁과 관련해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CNAS는 “꾸준한 압박이 없는 외교는 과거 실수의 반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보상 방안이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동 대(對) 행동’ 원칙은 전진을 위한 상식적인 원칙”이라면서도 “북한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행동을 보일 경우에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 초반에 핵무기와 핵물질, 그리고 관련 시설 등의 내용을 공개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위은지 기자
#국제사회#북한#wto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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