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의 결투… 트럼프 벼르는 G6 vs 설교 필요없다는 G1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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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캐나다서 G7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아주 어려운 토론이 될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일 연방하원에 나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고 다자간의 공정한 무역질서를 위해 헌신하기로 한 이전 합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8일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개막하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잔뜩 독이 올라있는 G6 정상들이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동의 적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다.

샤를부아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막은 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 정상회담을 갖고 “글로벌 도전에 맞서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마침 두 사람은 G7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다. 두 정상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놓고 “처참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큰 이견을 보였다. 트뤼도 총리도 지난달 25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말싸움을 벌였다. CNN에 따르면 당시 통화에서 트뤼도 총리가 “국가 위협을 이유로 관세를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812년 전쟁을 언급하며 “당신들은 백악관을 불태우지 않았느냐”고 농담조로 받아쳤다. 그러나 백악관을 불태운 건 캐나다군이 아닌 영국군이었다.

미국 역시 양보할 뜻이 전혀 없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G7 내 이견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고수할 것이고 다른 국가들에 이를 말할 것”이라고 팽팽한 긴장을 예고했다.

정상회의 전초전 성격으로 지난주 열렸던 G7 재무장관회의 때 미국과 G6가 대립해 공동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던 것처럼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합의문 도출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실무진이 작성한 합의문 초안을 본 뒤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G6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는 별 관심이 없고,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도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곧바로 싱가포르로 날아갈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보좌관들에게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에서 이틀을 보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불평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정상들로부터 설교를 듣고 싶지 않으며 G7 회의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방해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윗에서 “무역에 관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 G7 회의에 갈 준비를 하고 있고, 그 다음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만나 핵문제를 논의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마녀 사냥을 이끄는 13명의 성난 민주당원이 있다. 역설적이지 않은가”라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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