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번 홀인원… 골프보험 사기 140명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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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21명-캐디 등 공모… 가짜 증명서 제출해 보험금 가로채

A 씨는 2013년 6월 ‘홀인원 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보험 기간 중 홀인원이나 앨버트로스에 성공하면 피보험자가 지출한 홀인원 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골프에서 홀인원은 공을 한 번 쳐서 홀에 넣는 것이고, 앨버트로스는 각 홀의 기준 타수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에 공을 넣는 것을 말한다. 주로 골프보험이나 장기보험의 특약 형태로 가입한다.

A 씨는 보험에 가입한 지 4개월 만에 홀인원을 성공시켜 보험금 5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다른 회사의 새 보험에 가입한 뒤 홀인원과 앨버트로스를 연속으로 성공해 또 보험금 600만 원을 탔다. 이렇게 A 씨는 15개월간 6차례에 걸쳐 홀인원 보험금으로 총 2000만 원을 받았다. 일반인이 홀인원에 성공할 확률은 통상 1만200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지급된 홀인원 보험금은 1049억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경찰과 공조해 A 씨처럼 연간 4번 이상 홀인원 보험금을 타는 등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혐의자 140명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적발된 혐의자에는 보험설계사 21명도 포함됐다. 이들이 받은 보험금만 약 10억 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34명은 설계사나 골프장 캐디 등과 짜고 가짜 홀인원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 홀인원 증명서나 취소한 카드 영수증 등을 보험사에 증명서류로 제출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A 씨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라운딩을 함께 한 일행들이 돌아가며 연 4회 이상 홀인원 보험금을 타거나, 5개 이상의 홀인원 보험에 가입한 뒤 홀인원에 성공해 보험금 1000만 원 이상을 받은 사람도 금감원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금감원과 협조해 나머지 의심 사례를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골프#홀인원#골프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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