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10%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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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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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통계 10년만에 최고치… 전체 실업률 4.9%의 2배

김정열(가명·28) 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영학과 대학원을 올해 2월에 졸업했다. 그는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실업자로 잡히지 않았지만 올해 1월부터는 실업자 딱지가 붙게 됐다. 작년에는 학생 신분으로 학업에 주력했지만 졸업이 코앞에 다가온 올해 1월부터 기업들에 이력서를 제출하며 구직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 기간에 직장 없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졸업시즌에는 통상 청년실업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2월은 예년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17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2000년 2월(10.1%) 이후 1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2월 청년실업자 수는 4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실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전체 실업률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기업들이 신규 고용부터 줄여 학업을 마치고 막 사회로 진출하는 청년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넘어오는 청년층을 기업들이 전부 흡수하지 못해 실업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당분간 청년층의 실업률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체 실업자도 2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 전반적인 고용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실업자 수는 116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만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9%로 같은 기간 1.0%포인트 올랐다. 은순현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통계로 잡히는 실업자 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2월 취업자 수는 228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5000명 늘었지만 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56.6%로 0.4%포인트 떨어졌다. 농림어업은 14만3000명 감소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10만 명) 운수업(7만7000명) 제조업(4만5000명) 등 비(非)농림어업에선 26만8000명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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