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파’ 트럼프 대북라인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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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보좌관에 군사옵션 주장 볼턴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폼페이오 등 대북강경 진용 꾸려
문재인 정부 평화협정 구상 차질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내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팀을 대북 초강경파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면서 남북미 평화협정 등 북핵 문제 일괄 타결을 추진하던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존 볼턴이 4월 9일부터 나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글을 올렸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과 주유엔 대사를 지낸 볼턴 내정자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을 ‘대화론자’였던 렉스 틸러슨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한 데 이어 9일 만에 백악관 안보사령탑을 볼턴 내정자로 교체했다.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팀이 사실상 초강경파 일색으로 진용이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북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무산되면 한반도 무력충돌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볼턴 내정자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도 실수”라면서 “시간이 별로 없고, 다른 길도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앞에 다른 매력적인 선택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볼턴 내정자가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반도 운전석론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볼턴 내정자가 취임한 뒤인 다음 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을 방문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구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평창 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줬다”며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핵화와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트럼프#대북제재#북미 정상회담#존 볼턴#안보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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