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마이웨이 대신 대중성…목표는 ‘음원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6시 57분


코멘트
가수 자이언티가 15일 서울 상암동의 한 공연장에서 새 앨범 ‘ZZZ’ 쇼케이스를 열었다. 1년8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에 대해 자이언티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듣기 편한” 음악이라고 소개하며 “음원차트 1위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가수 자이언티가 15일 서울 상암동의 한 공연장에서 새 앨범 ‘ZZZ’ 쇼케이스를 열었다. 1년8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에 대해 자이언티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듣기 편한” 음악이라고 소개하며 “음원차트 1위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대중성 짙은 새 EP ‘ZZZ’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

그동안 아티스트 기준으로 음악
이젠 대중들 듣기 쉬운 음악으로
슬기·오혁 등 정상급 가수 피처링
공연 자주 열어 팬들과 만나야죠


대중가수가 대중성을 의식하지 않고 철저히 ‘내 길’만 가겠다고 고집한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김해솔·29)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과도 같다. 2017년 2월 정규 2집 ‘OO’ 이후 1년8개월 만에 선보인 자이언티의 새 앨범에는 ‘대중성’이라는 색채가 진하게 묻어났다.

15일 새 EP ‘ZZZ’를 발표한 자이언티는 이런 변화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한 공연장에서 열린 앨범 쇼케이스 현장에서 그는 “데뷔하고 나서 세상에 알려질 때까지만 해도 정말 대중을 의식하지 않는 음악을 만들고자 했지만, 이제는 제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자이언티가 음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대중보다는 자신의 동료가 될 사람들, 즉 아티스트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드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몇 년 전 어느 날부터인가 SNS 팔로어가 늘어나고, ‘대중음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자이언티는 “그때부터 꽤나 쉬운 음악을 하고 있더라”라고 돌이켰다. 여기서 ‘쉬운’이라는 표현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듣기 편하다”라는 뜻이다.

“대중가요를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곡을 만드는 게 의무다. 사람들에게 쉽게 들려지는 음악을 만들고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 스스로의 고민 때문에 더 ‘쉬운’ 노래를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이 들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적으로)잘되고 싶어서 열심히 구성해서 만든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한다. 예상 순위는 물론 음원차트에서 1위다!”

가수 자이언티.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가수 자이언티.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ZZZ’에는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슬기가 피처링한 타이틀곡 ‘멋지게 인사하는 법’, 밴드 혁오의 오혁이 함께 한 ‘잠꼬대’, 래퍼 이센스와 호흡을 맞춘 ‘말라깽이’ 등 총 7곡의 신곡이 수록되어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가수 이문세가 피처링 한 ‘눈’까지 포함하면 8곡이다. 이 곡은 한정판으로 소량 제작되는 오프라인 앨범에만 수록되어 있다.

“본의 아니게 각 분야에서 최정상에 계신 분들이 피처링을 맡아 주셨다.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다. 피처링을 해준 사람을 떠올리며 곡을 만들었다기보다는 먼저 노래를 만들고 나니 저마다 곡에 어울리는 분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부탁을 드린 거다. 녹음하는 과정에서 저보다 피처링을 해주신 분이 더 노래의 주인공 같은 느낌으로 완성했다.”

이날 슬기는 쇼케이스 무대에 함께 올라 타이틀곡을 함께 불렀다. 음향의 문제로 슬기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노래를 부른 슬기는 “피처링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함께 많은 걸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이언티가 슬기와 함께 부른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것은 ‘대중성’과 ‘개인적 취향’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어서다. 곡을 완성하고 나서 “명절에 개봉할 법한, 잘 만든 로맨틱코미디 영화 같은 곡”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저는 레드벨벳의 ‘광팬’이다. 슬기 씨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곡과 딱 맞을 것 같았다. 표현할 수 있는 음역대가 굉장히 넓다. 곡 자체가 아무래도 미니멀하기 때문에 숨소리나 호흡, 보컬의 뉘앙스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슬기 씨와 녹음할 때도 그 부분을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제가 작업할 때 엄청 몰아치는 스타일이라 슬기 씨가 잘 견딜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저보다 더 열정적으로 해주셨다. 5시간동안 800테이크를 녹음하면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녹음실에서 나오지 않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러비’(레드벨벳의 팬클럽 이름)다. 팬으로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자이언티(왼쪽)가 레드벨벳 슬기와 타이틀곡 ‘멋지게 인사하는 법’을 함께 부르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자이언티(왼쪽)가 레드벨벳 슬기와 타이틀곡 ‘멋지게 인사하는 법’을 함께 부르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슬기와의 협업은 오랜 노력과 고민의 결과물이지만 오혁과는 단 한 번에 완성됐다. 그렇다보니 ‘멋지게 인사하는 법’은 “호텔에서 먹음직한 고급음식”이라면, 오혁과 함께한 ‘잠꼬대’는 집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스크램블”과 같다.

그는 곡을 만들고 녹음실에 놀러 온 오혁에게 “꼭 너랑 해야겠다”고 말했고, 그날 바로 가사도 없이 가이드로 작업한 게 완성곡이 됐다. ‘잠꼬대’라는 곡은 오혁의 파트에 가사가 없다. 8마디의 노래에 그저 잠꼬대하듯 흥얼거리는 게 전부다. 가사가 없다보니 오혁의 파트에는 ‘오혁 잠꼬대 중’이라고 썼다.

“이 친구와의 작업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원테이크로 바로 녹음했다. 콘서트를 할 때가 문제였다. 둘이 ‘가사가 없는데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다가 그렇게 끝났다. 듣는 분들도 오혁처럼 그저 웅얼거려주면 된다. 하하!”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성을 가미했지만, “카메라와 친하지 않고, 나와 잘 맞는 예능프로그램 등이 없어서” 방송활동보다는 TV 밖에서 더 많이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음악 파티를 열거나 공연을 기획 중이라는 그는 “자이언티라는 뮤지션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