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위 서늘한 바람, 숨만 쉬어도 절로 ‘힐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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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에서 보내는 즐거운 여름 휴가

해발 1000m에 위치한 ‘대관령 하늘목장’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여름 관광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숲길을 산책하고 목장에서 동물들과 어울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대관령 하늘목장 제공
해발 1000m에 위치한 ‘대관령 하늘목장’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여름 관광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숲길을 산책하고 목장에서 동물들과 어울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대관령 하늘목장 제공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를 날려 버릴 독특한 휴가지를 찾고 있다면 ‘목장’은 어떨까. 탁 트인 초원, 서늘한 바람, 순연한 표정의 동물들과 함께라면 숨만 쉬어도 힐링이 될 것 같다. ‘목장 휴가’를 찾는 휴가객들에게 ‘대관령 하늘목장’, ‘상하농원’, ‘남해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을 소개한다.

○ 대관령 하늘목장

하늘은 새파랗고 사방은 온통 초록이다. ‘도레미송’을 배경으로 하이디처럼 차려입고 춤을 춰야만 할 것 같다. 해발 1000m 고원에 자리 잡은 1000만 m² 넓이의 강원 평창군 ‘대관령 하늘목장’은 한국의 알프스라 불린다. 1970년대 정부 주도로 만든 낙농업의 본산으로 2014년 일반에 개방됐다. 손때 타지 않은 드넓은 목초지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이곳에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취향에 따라 산책로를 골라 걸어보자. 탁 트인 풍경을 선사하는 ‘너른 풍경길’, 숲 터널을 이룬 ‘숲속 여울길’, 자연 그대로의 ‘가장자리숲길’, 목장을 가로지르던 지름길인 ‘종종걸음길’이 조성돼 있다.

길을 걷지 않고 바로 하늘마루 전망대에 오를 수도 있다. ‘트랙터 마차’를 타고 곧장 전망대에 오르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광활한 경관이 펼쳐진다. 백두대간 선자령 바로 아래에 위치한 이곳에선 백두대간 산줄기와 올망졸망한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운이 좋으면 발아래 깔리는 운무도 만날 수 있다.

선자령에 오르면 늠름하게 솟은 흰색 풍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 풍차는 사계절 내내 부는 대관령의 강한 바람을 청정에너지로 바꾼다. 초원과 하늘과 풍차를 골고루 카메라에 담으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대관령 전체 풍력발전기 49대 가운데 29개가 하늘목장에 있다.

체험거리도 풍부하다. 트랙터와 마차를 결합한 트랙터 마차는 목장의 명물. 대기 시간이 30분∼1시간 정도로 길지만 마차 안에 옹기종기 앉아 목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km 길이 목장 산책로를 둘러보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목장 울타리 안에서 양몰이를 하는 ‘양떼 체험’, 양 망아지 송아지에게 먹이를 주는 ‘동물 먹이주기 체험’도 인기다. 비슷비슷한 구조의 도시 놀이터와 달리 비뚤배뚤하게 지은 ‘내맘대로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이달부터 서울랜드와 통합 경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닌 대관령 하늘목장을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라며 “목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제품의 판매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늘목장의 입장료는 대인 6000원, 소인 5000원.

○ 고창 상하농원

전북 고창군의 ‘상하농원’은 건강한 재료로 직접 먹거리를 만들고 맛보는 공간이다. 매일유업이 2016년 ‘짓다, 놀다, 먹다’를 주제로 고창군과 함께 37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10만 m² 규모에 각종 체험시설과 목장, 식재료 마켓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그림 같은 목초지 사이에는 각종 공방이 있다. 햄공방, 빵공방, 과일공방, 발효공방에서는 고창 지역에서 얻은 재료로 먹거리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품의 생산 과정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있다. 텃밭에서 마늘, 고구마, 토마토 등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다 보면 체력과 지력이 동시에 쑥쑥 자란다. 농부체험을 한 뒤에는 재배한 농작물과 고기, 햄, 유제품으로 구성된 식사도 제공한다. 체험프로그램은 성수기엔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다. 1시간 동안 치즈, 머핀, 소시지, 아이스크림, 동물쿠키 등을 선택해 만드는 수업도 늘 꽉 찬다.

동물목장, 양떼목장, 유기농목장을 방문하면 젖소 돼지 산양 등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건초 먹이 주기, 송아지 우유 주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농장에 붙어있는 치즈 등 유제품을 만드는 상하공장도 견학할 수 있는데 40명씩 1일 4회 운영된다. 입장료 대인 8000원, 소인 5000원.

○ 남해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

‘한국의 몰디브’라 불리는 경남 남해에도 목장이 적지 않다. 이 중 설천면 양모리학교에서 편백나무숲을 따라 3분 정도 오르면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이 나온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드넓은 고원 초목지에 올라서면 파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뒤편으론 편백나무숲이 있어 바다 초원 숲 양떼를 한번에 만난다.

2017년 5월 문을 연 이곳에는 20만 m²(약 6만 평) 규모의 편백나무 군락이 있다. 70여 년 전 조성된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며 크게 심호흡하면 심신이 맑아진다. 입장료만 내면 양몰이, 동물 먹이주기 등은 무료로 체험 가능하다. 다른 목장과 달리 건초를 추가하는 비용도 무료다. 양, 젖소, 산양뿐 아니라 미니 돼지와 토끼, 알파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5000원, 소인 3000원.

이설 기자 snow@donga.com
#대관령 하늘목장#상하농원#남해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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