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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논란 환경영향평가, 공탁제로 ‘개발 면죄부’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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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논란 환경영향평가, 공탁제로 ‘개발 면죄부’ 오명 벗을까

이미지기자 입력 2017-06-15 03:00수정 2017-06-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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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기자의 에코플러스]환경영향평가 논란과 공탁제
곧 서울 시내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설 김포공항 인근 부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통해 부지 일부는 습지로 남겨두기로 했다. 12일 공사 관계자가 습지 보전 지역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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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포공항 활주로를 따라 길게 위치한 습지 지역에 터다지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최초의 ‘인(in) 서울’ 골프장이 지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2004년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곳은 무려 12년이 흐른 지난해 가을에야 착공을 했다. 환경단체와 시공사 측이 오랜 줄다리기를 벌인 탓이다.

쟁점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였다. 2005년 사전환경성검토(현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제출됐지만 조사를 이틀 만에 끝낸 것으로 드러나 졸속 평가 논란이 일었다. 이후 7년간 표류하던 사업은 2012년 다시 시작돼 2014년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나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본인들의 조사결과와 다르다며 반발했다.

결국 관할 지방 환경청이 중재에 나섰다. 환경영향평가 검토를 바탕으로 시공사 측에는 골프장 면적을 줄이도록, 환경단체 쪽에는 습지 피해를 최소화할 테니 사업은 용인하도록 설득했다. 그렇게 양측 합의가 이뤄졌고 드디어 사업이 착공됐다.

○ 5년간 환경영향평가로 환경비용 140조 절감

환경영향평가란 어떤 사업을 계획하면서 그것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분석해 환경보전 방안을 찾는 것이다. 1977년 환경보전법 제정과 함께 처음 도입됐고 차츰 대상과 분야를 넓혀 1993년에는 환경영향평가법이라는 단일 법으로 독립했다. 개발 정책 또는 계획 수준에서 환경영향을 고려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개발사업의 세부 실행계획 수준에서 환경영향을 고려하는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 총 세 종류의 평가가 있다.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를 통해 평가서를 만들면 국가가 정한 검토기관들이 그 타당성을 검사한다. 이 중 하나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지난해 최근 5년간(2011∼2015년) 환경영향평가 273건을 분석했다. 협의를 통해 대기, 생태계, 소음 등 3개 분야에서 각각 얼마만큼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였나 봤더니 47개 발전시설 사업에서 대기오염물질(미세먼지, 질소·황산화물) 2만7703t, 9개 소각시설 사업에서 229t을 줄였고, 201개 산업단지 건설사업에서 녹지 1028ha를 보존했으며, 16개 고속도로 건설사업에서 소음 3dB을 없앤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편익으로 보면 발전시설만 계산해도 30년간 사회적 편익이 140조2950억 원으로 추산됐다.

실제 환경영향평가로 개발과 환경이 잘 중재된 선례들이 있다. 환경부는 2009년 경남 창원의 수정일반산업단지 사례를 꼽았다. 선박 생산시설 단지를 짓는 사업이었는데 인근 주민들과 수녀원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소음배출 저감 대책을 만들고 주민 이주대책을 수립해 갈등을 잘 봉합했다는 것이다. 서울 골프장도 비슷한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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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프장 반대운동을 이끈 서울환경운동연합의 김동언 정책팀장은 “(골프장 사업이) 환경영향평가의 한계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의 존폐를 논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일단 사업자가 사업 진행을 가정해 평가서를 만들다 보니 관할 환경청도 그에 준해 검토하게 되고 결국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전락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불거진 국방부 환경영향평가 꼼수 논란도 같은 내용이다. 국방부는 어떻게든 사드를 빨리 들여오기 위해 ‘맞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공탁제 검토 중”

‘환경영향평가=면죄부’는 해묵은 논란이다. 새만금 간척, 4대강 보, 천성산 터널, 사패산 터널, 한탄강 댐,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등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이견이 주 갈등 요소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환경영향평가 공탁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공탁제도란 환경영향평가를 발주하는 사업자와 평가대행업체 간의 공모 가능성을 끊기 위해 발주 전담기관을 따로 두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는 330개. 발주 사업체에 비해 영세하고 수주 경쟁이 심하다 보니 대행업체들이 발주자 눈치를 보게 돼 독립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게 이 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측 근거다.

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공약사항인 공탁제에 대한 실행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물론 공탁제도 과다한 조사와 비효율적인 평가서 작성, 정부 책임을 증가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한원형 환경영향평가협회 회장은 “민간사업의 경우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60∼70%는 사업 반대 의견이 나온다”며 “소신을 갖고 일하는 평가업체가 많은 만큼 그들의 독립성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환경영향평가#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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