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남희석 씨 사연으로 화제… 안면신경마비 증세와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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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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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소와 눈물을 돌려다오” 눈-입 마비… 표정없는 고통

《방송인 남희석 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안면신경마비 때문에 8개월 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한 사연을 털어놨다. 남 씨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하회탈’인데 웃을 수도, 찡그릴 수도 없는 안면신경마비로 고통을 당했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김광현 투수도 한국시리즈 우승 뒤 감기 몸살과 과로가 겹치면서 안면신경마비가 생겨 치료를 받았다. 안면신경마비는 인구 10만 명당 평균 20명의 비율로 발생한다. 한의학에서는 ‘구안괘사’로 부른다. 대체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벨 씨 마비’에 해당한다. ‘벨’이라는 사람이 발견해서 붙었다. 이 밖에 드물지만 급만성 중이염, 내이염, 골염, 대상포진, 안면신경 종양, 당뇨병, 임신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 한쪽 입가에 양칫물이 주르르


오건세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안면신경마비로 의심되는 환자의 양볼 대칭 여부를 확인하면서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을지대병원
오건세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안면신경마비로 의심되는 환자의 양볼 대칭 여부를 확인하면서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을지대병원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은 양치질을 하다가 한쪽 입가로 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경험을 한다. 아무리 입술을 오므리려고 노력해도 입안의 물을 가둬 둘 수 없다. 눈과 입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안면신경마비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21∼30세가 가장 많고 성별의 차이는 없으나 임신부에게 다소 많다. 원인으론 알레르기설, 바이러스설, 염증설, 혈관 경련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설 등이 있다. 안면마비 중 하나인 ‘헌트 증후군’은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즉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을 침범한 뒤 감기 증상이 있다가 귀 뒷부분이 아파 오면서 귀 뒤와 귓속에 물집이 생기고 며칠 뒤에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다.

○ 뇌중풍 감별은 이마의 주름살 유무

안면신경마비와 뇌중풍(뇌졸중)으로 인한 마비를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별하는 방법은 이마 부위 근육이 마비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안면신경마비는 이마의 주름을 잡을 수 없지만, 뇌중풍의 경우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다. 뇌중풍은 눈 아래의 근육이 마비돼 입이 돌아가고 침도 흐르고 식사 시 불편하지만 눈 위의 근육은 정상이어서 눈꺼풀도 거의 정상적으로 감을 수 있으며 눈이 충혈되거나 시린 증상도 없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전체가 마비된다. 또 뇌중풍과 달리 얼굴 외에 팔다리의 감각이 마비되거나 어지러움 등 다른 증세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오건세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뇌중풍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를 단순한 안면신경마비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받다가 운동마비나 언어 장애 등 심한 뇌중풍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반대로 일반적 안면신경마비를 뇌중풍으로 오해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면경련 등 심각한 후유증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조해하면 병세 악화될 수도

안면신경마비에 걸리면 여유를 가져야 한다. 여성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을 보면서 초조하게 마음을 졸이는데 이는 오히려 병세를 악화시킨다.

초기에는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눈동자에 먼지 등이 묻어 충혈되고 아프기 때문에 안대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인공눈물을 넣어준다. 눈물이 잘 나온다면 깨끗한 손으로 가볍게 눈꺼풀을 몇 번씩 덮어 수동적으로 눈을 닦아준다. 잘 때 안대를 하는 것이 좋고 운전 등 장시간 눈을 이용한 작업을 피한다. 귀 뒤에서 얼굴 쪽으로 자주 톡톡 때려주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은 발생 뒤 1, 2주간 지속된다. 안면신경의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하면 마비 정도를 알 수 있다. 마비 정도가 약하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2주 이내에 완쾌된다. 마비의 정도가 심할수록 회복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심하면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약 80%의 환자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1, 2개월이 지나면 거의 완쾌된다.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 제제)를 쓰면 빨리 낫는다.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때는 항바이러스 제제도 사용한다.

백용현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침구과 교수는 “한방에서는 환자의 체질 및 발병 시기에 따라 초기(2주 이내)엔 침, 전기침, 봉독약침, 한약을, 발병 중기(3주∼2개월)엔 뜸, 부항 요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동영상=남희석이 경찰서에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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