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뇌의 병’ 치매, 올바로 알면 치료 가능한 질환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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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치매 환자면 자식도 치매에 걸리게 될까.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닐까.

이와 같은 질문으로 한국 노인의 치매에 대한 인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조기(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발견 시에만 진행을 예방해 지연이 가능하지만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5∼12월 65세 이상 노인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년 치매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평균점수는 9.3점(표준편차 1.9점)으로 100점으로 환산하면 61.9점이었다.

치매 인식도를 묻는 15개 문항 중 5개 문항(노인은 100명 중 1명꼴로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부모가 치매 환자면 자식도 치매에 걸리게 된다,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매 환자는 모두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의 정답률은 50% 미만이었다. 이들 문항의 정답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8% 정도에 달하고 치매는 유전되는 병은 아니다. 또 과거 일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있어도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저하가 있으면 기억회로에 손상이 있는 것이다. 치매의 1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하고 30% 정도는 진행을 멈출 수 있는 치료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치매 인식도 점수는 15개 문항에 대한 15점 만점으로 측정했고 점수가 높을수록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 인식도는 학력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낮았으며, 저학력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 거주자와 여성에게서 더 낮게 조사됐다. 치매 교육을 받은 사람의 치매 인식도 평균점수는 9.5점(표준편차 1.8점)으로 치매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9.3점(표준편차 1.9점)보다 높았다. 그러나 조사 대상의 3.8%만이 치매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나머지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치매에 대한 잘못된 지식은 조기 진단과 치료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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