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의 별 석좌교수]억대 연봉…풍족한 연구비…

  • 입력 2005년 10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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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나노과학부 최진호(崔珍鎬·57) 교수는 대기업 임원 못지않은 연봉과 특급 대우를 누린다. 이와 같은 이공계 석좌교수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연간 수억∼수십억 원을 석좌교수 연구비로 내놓는 기업 후원을 발판으로 대학들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를 앞 다퉈 스카우트하고 있다.》

○ 기업들, 석좌교수 지원에 적극적

본보 취재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현재 이공계 석좌교수는 15개 대학, 총 42명에 이른다. 이 중 기업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는 교수는 22명이다. 대부분 해당 기업이 주력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실적을 냈거나 성과가 기대되는 교수들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 생명화학공학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인 이상엽(李相燁·41) 교수를 ‘LG화학 석좌교수’로 임명했다.

LG화학은 이 교수에게 2009년까지 매년 1억 원을 지원한다. 유전병 진단 DNA 칩 개발, 미생물 대사설계 기술개발 등 생명화학공학 분야에서 이 교수가 거둔 탁월한 성과를 염두에 둔 지원이다.

포스코 석좌교수는 서울대 황우석(黃禹錫·52)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경북대 등 9개 대학, 13명에 이른다. 주로 생명공학 등 기초과학 분야와 금속 제어계측 기계 등 철강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이다.

포스코는 황 교수에게 지난해부터 매년 3억 원씩 5년 동안 총 15억 원의 연구비를 대기로 했으며, 다른 석좌교수들에게는 대학에 1인당 5억 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고려대는 5월 세포 사멸(死滅) 연구 분야 권위자인 최의주(崔毅柱·48·생명과학부) 교수와 다차원 분광학 분야의 조민행(趙敏行·40·화학과) 교수를 ‘현대·기아 자연과학 석좌교수’로 임명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두 교수에게 매년 5000만 원씩 3년 동안 1억5000만 원씩을 지원한다.

현대차 측은 “자동차 제조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연구비를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스타급 교수 스카우트 경쟁 치열

대학들도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낸 이공계 교수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다른 대학의 석학을 석좌교수로 스카우트하거나, 교내 교수를 발굴해 석좌교수에 버금가는 지원을 하기도 한다. 이들의 연구 성과가 ‘대학 브랜드’를 알리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는 작년부터 ‘펠로 교수’를 선정해 대학 재원으로 석좌교수급 대우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이영희(李永熙·50·자연과학부) 교수에 이어 올해 염근영(廉根永·47·신소재공학과) 교수가 펠로 교수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 추출 분야에서, 염 교수는 미세 나노공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들은 2년 동안 매년 3000만 원의 연구비와 전임·연구교수 배정 요청권, 1주일 3시간 강의의 혜택을 누린다.

지난해 최진호 교수를 스카우트한 이화여대는 최근 체내 산소화 효소 분야 전문가인 남원우(南元祐·45·나노과학부) 교수를 교내 첫 석좌교수로 임명했다. 억대 연봉은 기본이고 130평 이상의 연구 공간과 수억 원의 연구기자재, 공동 연구를 수행할 전임교수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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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좌교수::

대학이 학문적으로 우수한 업적을 이룬 석학을 초빙해 교수로 임명하는 제도. 대학 자체 재원으로 지원하는 명예 석좌교수와 기업, 개인 등이 기탁한 출연금으로 운영하는 출연 석좌교수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1985년 KAIST가 처음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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