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비 주면 누구든 없애준다" 살인청부 사이트 재등장

  • 입력 2002년 2월 6일 18시 00분


최근 국내의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 살인청부를 의뢰받는다는 인터넷 카페가 잇따라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살인청부 인터넷 카페들은 “1500만∼3000만원의 ‘작업비’만 주면 원하는 상대를 확실히 죽여주겠다”는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이 이 카페들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그동안 조회건수도 수백여회 이상을 기록해 인터넷 주사용층인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한편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1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다음’(www.daum.net)에 개설된 살인청부 인터넷 카페는 모두 3개.

각각 ‘살인청부’, ‘청부살인 의뢰하기’, ‘a’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에 개설된 이 카페들은 ‘의뢰자의 비밀을 100% 보장한다’, ‘1500만∼3000만원에 의뢰한 상대를 대신 죽여주겠다’는 내용이 올라 있다.

이들 카페의 초기화면에는 “이곳은 살인의뢰를 위한 공간입니다. 쓸데없는 질문은 받지 않으며 먼저 의뢰 여부를 밝힌 뒤 e메일로 문의해주기 바랍니다. 의뢰자의 안전은 100% 보장해드립니다”는 공지문이 표기돼 있다.

이 카페들의 게시판에는 ‘경비’의 구체적인 지급 방법과 청부 유형별 가격까지 버젓이 소개하고 있는 실정.

청부살인과 복수, 미행 등을 의뢰받는다는 살인청부 게시판에는 “살인은 선금 1000만원, 일을 마치고 2개월 뒤 2000만원. 성폭행 등으로 인해 가정 파탄의 피해를 본 데 대한 복수 살인의 청부는 선금 500만원, 후불 1000만원을 받는다”는 문구가 실려 있다.

또 다른 ‘청부살인 의뢰하기’ 게시판에도 “(살인의 경우) 기본적으로 1500만원을 받지만 가격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 올라 있다.

일부 살인청부 카페는 ‘장난이 아니냐’는 방문객의 e메일 질문에 대해 “4년째 해오고 있으며 지금도 여러 곳에서 의뢰를 받고 있다”며 “일단 의뢰를 한 뒤 안심하고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확인 결과 2개의 카페는 운영자의 신원이 ‘비공개’이며 나머지 하나는 운영자가 서울에 거주하는 47세의 여성으로 등록돼 있었다.

현재 이들 살인청부 카페에는 3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지금까지 200∼300여회의 조회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살인청부 카페의 등장 사실이 알려지자 6일 뒤늦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사이트 운영자에 관련 카페의 폐쇄조치를 요청키로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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