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I증후군]컴퓨터와 살다보니 손-어깨 「욱신욱신」

  • 입력 1999년 1월 15일 19시 50분


코멘트
M홍보사 3년차 이모대리(32)는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으로 지친다. 반복되는 인터넷정보검색과 문서작성. 몇 개월전부터는 손가락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쑤시고 찬 물에 손을 담그면 시리기까지 하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단순노동자에게서 흔히 발병하던 ‘반복 사용 긴장성 증후군(RSI·Repetitive Strain Injury)’이 최근 컴퓨터게임 마니아나 컴퓨터 작업이 많은 화이트칼라에서 늘고 있다.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손과 손가락이 ‘혹사’당하기 때문.

대부분 손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어깨 목 등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손에서 팔목으로 이어지는 신경이 눌려 손이 저리는 ‘팔목터널증후군’과 어깨 목 등이 아픈 ‘경견완증후군’도 이 질환의 하나.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영국에서 보고되는 RSI환자는 연간 10만명 이상”이라며 “한 조사 결과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의 15%가 이런 증상을 호소했다”고 보도.

▼ RSI란?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손목클리닉 박민종교수는 “이전에는 악기 연주자가 주로 클리닉을 찾았지만 요즘에는 컴퓨터 사용으로 손에 이상이 생긴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 대부분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이 아플 뿐 아니라 손의 근육이 굳어지면서 얼얼하다. 또 손동작이 둔해지며 힘이 없어지기도 한다. 반복 동작을 하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 예방은 이렇게

RSI는 일단 발병하면 자주 재발하므로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다음은 예방법.

△컴퓨터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 등으로 손과 팔을 부드럽게 한다. 또 근육이 긴장될 만큼 추운 곳에서는 작업하지 않는다.

△팔꿈치에서 손가락끝까지 일직선이 돼 손목이 굽거나 휘지 않아야 한다.

△키보드는 최소한의 힘으로 ‘살살’친다. 마우스도 가볍게 쥔다.한 손가락을 사용하는 마우스보다는 여러 손가락을 이용하는 트랙볼이 좋다.

△두 개의 키를 동시에 쳐야할 때는 반드시 두 손을 사용한다.

△수화기를 어깨와 귀 사이에 둔 채 전화를 받으면서 치는 것은 어깨 목 팔에 무리를 주므로 피한다.

△작업 중 틈틈이 쉰다. 10분 작업 뒤 30초, 50분 작업 뒤 3분 정도 쉬는 것이 적당하다.

▼ 치료는 이렇게

올바른 자세와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다. 손에 이상이 있는 경우 간단한 손운동도 도움이 된다.컴퓨터 사용자 중 RSI의 증상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면 병원에서 근육의 기능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물리치료나 통증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도움말〓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재활의학과 전민호교수 02―2224―3751,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민종교수 02―3410―2170)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