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쿵 쿵… 과음한 후 심장이 터질 것 같나요?

  • 입력 2009년 2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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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침체로 실직한 20대 회사원이 잠을 자다가 돌연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그는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술에 취해 잠을 자다 변을 당했다.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돌연사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분명히 예고 증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 과도한 스트레스-음주 때 심장 부담 커진 탓

돌연사는 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내 숨을 거두는 갑작스러운 사망이다. 돌연사의 원인은 80∼90%가 심장병에 있다. 심장으로 이어지는 핏줄이 좁아져 심장으로 피가 가지 않으면서 사망한다.

원래 심장질환이 있던 사람이 과로나 과음, 과도하게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불씨가 돼 화약고가 폭발하듯 돌연사가 발생한다.

과음이나 과도한 운동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고 혈관은 수축되고 혈소판의 응집력이 높아진다. 동시에 혈압은 상승하고 심장 부담은 커진다. 분노, 적개심, 우울증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잠자거나 아침에 막 일어나다가 돌연사 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는 쉬고 있던 몸과 두뇌가 움직이면서 교감신경계를 흥분시킨다. 술 마신 후 잠이 들면 술이 깨는 새벽 무렵에 혈관 경련이 일어나며 돌연사하는 경우도 있다.

연간 돌연사로 사망하는 사람은 인구 1000명당 1, 2명. 여자보다 남자가 돌연사로 사망할 가능성이 4배 더 많다. 여성은 폐경기 이후 돌연사 위험도가 높아진다.

○ 심장질환 있는지 체크해봐야

자신에게 돌연사가 찾아올지 알고 싶다면 우선 심장질환이 있는지부터 체크해 봐야 한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운동할 때, 빨리 걸을 때, 언덕을 오를 때 갑작스럽게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나 조금 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감쪽같이 통증이 사라진다.

평상시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남보다 숨이 가쁘고, 조금만 빨리 걸어도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다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술 마신 다음 날 새벽에 가슴에 통증이 와서 잠을 깨는 경우가 있다면 약물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직계 가족 중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 있어도 평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쓰러진 환자에게서 심박동이 들리지 않을 때는 그 자리에서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느냐 안 하느냐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이다.

평소 건강하던 한 남자 고등학생이 달리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는데 체육교사가 바로 달려와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119 구급대 도착 후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응급실로 데려갔고 응급실에서는 즉각 전기쇼크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이 남학생은 중환자실 입원 후 사흘째 되던 날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 니트로글리세린 복용-스텐트 삽입술로 다스려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은 돌연사 가능성을 높인다. 돌연사 예방은 이 같은 위험인자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흡연은 금하고 고혈압, 당뇨,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사를 한다. 수영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적당한 유산소 운동도 좋다.

예전에 한 번이라도 운동 후나 산행 중에 가슴에 통증을 겪었거나 호흡 곤란이 왔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던 사람이 중간 정도 이상의 운동을 시작하려면 심장 체크를 받는 것이 좋다.

이미 관상동맥 질환이 있거나 돌연사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정도에 따라 적절한 처치를 받도록 한다.

협심증으로 흉통이 느껴질 때 응급조치로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서 녹여 먹는데, 니트로글리세린 양이 과도해질 때는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약물로 바꿔줘야 한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도 관상동맥 내 콜레스테롤 종기 파열을 방지하는 약물이다.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져 있다면 좁아진 부위를 ‘스텐트 삽입술’로 넓히는 수술을 받는 방법이 있다.

이런 처치를 받고도 소용이 없거나 돌연사의 위험에 빠졌다 살아난 사람들은 이식형 자동 제세동기를 몸 안에 심어준다. 이식형 자동 제세동기는 부정맥이 일어났을 때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심장에 전기충격을 줌으로써 부정맥을 없애는 기계다. 현재 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가격은 250만∼260만 원이다.

(도움말=권현철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박진식 부천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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