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이버나이프…칼없는 수술 더 감쪽같네

  • 입력 2004년 3월 28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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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대지 않고 암을 도려낸다?

수술을 하지 않고 암을 제거하는 방사선 수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2년 원자력병원과 최근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도입한 사이버나이프. 사이버나이프는 가느다란 방사선을 여러 방향으로 종양부위에만 수백번 쬐어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원리다.

뇌질환 치료에만 국한돼 사용되던 감마나이프에 비해 사이버나이프는 간암 자궁암 등 다른 부위에 생긴 암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술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이버나이프의 원리는=자기공명영상(MRI)장치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미리 암세포의 위치와 모양을 컴퓨터에 입력시킨 뒤 이 정보를 토대로 로봇팔이 방사선을 쪼아 암세포를 파괴한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위성항법장치인 내비게이션과 로봇팔이 결합된 의료장비로 보면 된다. 수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암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프’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 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감마나이프는 환자의 머리를 고정틀에 고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뒤 치료를 하지만 사이버나이프는 이러한 고정틀이 필요없다.

환자가 움직이더라도 항법장치를 통해 컴퓨터가 위치를 다시 파악한 뒤 로봇팔이 이동하면서 방사선을 쬐기 때문. 또 수술이 아닌 만큼 환자는 통증, 출혈, 흉터 등이 생길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언제 사용되나=감마나이프는 뇌종양이나 뇌혈관질환 등 주로 두개골 부위에 국한돼 사용되는 기기지만 사이버나이프는 전립샘 간 폐 췌장 자궁 직장 등의 암에 대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엔 파킨슨병 간질 3차신경통 등에서도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시술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반 정도. 치료 횟수는 머리부위는 1회, 코 입 등은 3회, 이 밖의 몸에 생긴 암은 3∼5회가 필요하다. 항법장치를 이용해 암세포를 정조준한 뒤 방사선을 쬐기 때문에 오차가 0.2∼0.5mm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상세포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능은 아니다=사이버나이프로 다양한 암 덩어리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모든 암 치료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초기 암 환자는 우선적으로 수술 항암제 등이 사용되며 이런 치료법이 실패했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말기암 환자에게는 암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최근엔 암의 조기 완치를 위해 사용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나이프는 건강보험 혜택이 제한돼 있어 만만찮은 비용이 부담된다. 머리와 뇌 부위에 생긴 질환은 건강보험 대상이 되지만 목부터 발끝 사이에 생긴 암은 혜택이 없어 1000만원 이상의 치료비를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된다.

(도움말=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일봉 교수, 원자력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미숙 과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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