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덧니-안 아픈 사랑니 그냥 놔둘까? 치료할까?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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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를 무리하게 유지하면 충치나 잇몸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빼는 것이 좋다(사진 왼쪽). 영구치가 있는 상태에서 잇몸 속에 치아 씨앗이 생기는 과잉치는 염증을 유발하므로 검진을 통해 발치를 결정해야 한다. 사진 제공 지오치과네트워크
사랑니를 무리하게 유지하면 충치나 잇몸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빼는 것이 좋다(사진 왼쪽). 영구치가 있는 상태에서 잇몸 속에 치아 씨앗이 생기는 과잉치는 염증을 유발하므로 검진을 통해 발치를 결정해야 한다. 사진 제공 지오치과네트워크
치아 건강 해치는 치아 어떻게

여대생 김연희(22) 씨는 윗니의 송곳니가 덧니다. 뺄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자신의 귀여운 얼굴 스타일과 덧니가 잘 맞는다는 생각에 빼기가 꺼려졌다.

회사원 윤현태(39) 씨는 주변 사람들이 사랑니를 뺐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도 빼야 되는 것 아닌가’ 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니가 아픈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면 사랑니가 어금니를 대체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놔두기로 했다

덧니, 사랑니는 있어도 별로 생활에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냥 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덧니, 사랑니는 치아 건강을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덧니는 여성에게 더 많아

덧니는 치아가 날 자리가 모자랄 때 생긴다. 주로 윗니의 송곳니가 덧니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덧니는 치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구조상 음식물이 잘 끼고, 칫솔질이 어려워 충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인접한 치아까지 충치를 옮길 수 있다.

덧니는 교정치료를 통해 가지런한 치아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덧니 주변의 어금니들을 뽑아 공간을 열어주면 덧니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지런해진다.

덧니 교정은 10∼12세 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덧니가 심한 경우 8∼10세에 해 주기도 한다. 교정은 성인이 된 후에도 가능하지만 10세 전후에 해야 잇몸이 빠르게 회복된다.

충치나 사고로 치아가 빠졌을 때 그 공간에 주변의 치아가 밀려들어오면 턱에 영구치가 들어설 공간이 줄어들어 덧니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빈 공간에 ‘공간유지장치’를 끼워 공간을 확보하면 덧니를 예방할 수 있다.

○ 사랑니는 젊을 때 빼는 것이 좋아

사랑니는 입안 맨 뒤쪽에 나는 큰 어금니(대구치)다. 사랑을 느끼는 나이인 18∼20세에 나서 ‘사랑니’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이 사랑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60%가 사랑니를 갖고 있다. 상하좌우에 1개씩 4개가 모두 날 수 있고 위쪽과 아래쪽에 2개씩만 날 수도 있다. 사람의 치아는 총 28개인데 사랑니 4개가 모두 났다면 32개가 된다.

나이가 든 후 치아가 부족하면 사랑니를 활용해야 하니 빼지 말고 그냥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랑니가 바르게 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무리하게 사랑니를 유지해 쓰려다 충치나 잇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랑니가 올곧게 나는 경우는 10% 미만이다.

사랑니는 턱의 공간이 한정된 상태에서 치아 중 마지막에 나오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잇몸뼈에 묻히거나 비뚤게 나오기 쉽다. 비뚤게 나온 사랑니는 충치나 잇몸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랑니는 젊고 체력이 좋을 때 빼는 것이 탈이 없다. 사랑니 발치 후에는 발열, 출혈, 음식 섭취로 인한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해외여행, 시험 준비, 군 입대가 임박했을 때는 삼간다.

○ 우리나라 인구 5%는 과잉치

과잉치는 정상적인 개수보다 치아가 많은 것을 말한다. 이미 영구치가 나온 상태에서 잇몸 속에 치배(치아 씨앗)가 들어 있으면 과잉치가 생긴다. 우리나라 인구의 5% 정도는 과잉치를 가지고 있다. 주로 앞니 부위에서 많이 생긴다.

과잉치는 이미 나온 치아 사이를 벌려 치아 사이에 공간을 만들거나 잇몸뼈 속에 염증을 유발한다. 방치할 경우 치아가 틀어지거나 나오지 못해 정상적인 교합(아랫니와 윗니의 맞물림)이 어려워진다.

과잉치는 완전한 치아 형태로 나기보다는 잇몸 속에 묻혀 있거나 약간 삐져나온 형태를 하고 있다. 일단 사이가 2mm 이상 벌어져 영구치가 옆으로 돌아 나오거나 양쪽 치아가 나오는 시간차가 큰 경우, 제 시기에 치아가 나지 않는 경우 과잉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성인은 특별한 자각 없이 턱뼈에 잘 묻혀 있다면 굳이 뽑을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치아의 위치와 인접 치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치아를 가는 시기(만 6∼10세)에 정기검진을 통해 과잉치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제거 후 벌어진 앞니가 저절로 닫혀지지 않는다면 교정치료를 한다.

(도움말=정영수 연세대 치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김지영 센트럴치과 원장, 송상헌 지오치과네트워크 원장)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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