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조조전] 창세기전4, 원작의 팬이라면? vs 이게 2016년에 나올 게임이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31일 18시 39분


코멘트
[게임 조조전]은 같은 하나의 게임을 두고도 게이머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조영준 기자와 조광민 기자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설전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소프트맥스의 신작 창세기전4가 공개 서비스에 돌입했다. 국내 최고의 PC 패키지 게임인 창세기전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을 달고 등장한 창세기전4는 온라인게임으로 등장해 개발 초기부터 게이머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은 작품. 특히, 오랜 시간 쌓여온 창세기전 시리즈의 방대한 세계관 전반을 아우르는 스토리와 게임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캐릭터들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다. 하지만 부실한 그래픽과 최적화 덕에 테스트부터 많은 게이머들에게 우려를 받아왔으며, 공개 테스트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게임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조영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광민: 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영준: 아닠ㅋㅋㅋㅋㅋ 진짜ㅋㅋㅋㅋ

조광민: 왜 그래 왜ㅋㅋㅋㅋㅋ 님이 웃으니까 나도 웃기잖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영준: 2주에 한 번씩 조조전 쓸 때마다 창세기전4 언급했는데. 게임이 진짜 이렇게 나올 줄 은 몰랐네ㅋㅋㅋㅋㅋㅋㅋ 예상대로 나와줬어ㅋㅋㅋㅋ

조광민: 그래 진짜 조조전 1화부터 창세기전4 꼭 다루겠다고 매번 말했는데, 그게 이제 왔구만 ㅋㅋㅋ

조영준: 내가 정말 오랜만에 잠 오는 것도 참고 머리 쥐어 뜯어가며 게임 했거든. 왜 그랬는줄 알아? 조조전 쓸라고ㅋㅋㅋㅋㅋ. 진짜 게임하면서 “아 그만하고 빨리 기사 쓰고 싶다!!“라고 생각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야.

창세기전 스크린샷
창세기전 스크린샷


조광민: 웃는 건 이제 그만하고 슬슬 들어가야지? 그런데 어디부터 다뤄야 할지 모르겠네? 이런 우주 명작을 일개 파오후 기자 두 명에서 다룰 생각을 하니 두렵다 두려워..

조영준: 뭘 고민해? 있는 데로 쓰면 되지. 지금 창세기전4 검색해서 글 읽어봐 기가 막혀. 그래픽, 스토리, 전투, 육성 시스템까지 어디 하나 안 걸리는게 없는데. 쓸 거 많아서 난 좋구먼 뭐.

조광민: 그래 아주 바닥까지 끝을 보자. 원래 조조전이 영준씨가 단점 지적하고 내가 장점 애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잖아? 근데 창세기전4는 장점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서 그게 안될 것 같아. 기자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몰라도 난 그래도 조금 기다려 주자라거나 원작 팬이라면 한번 해보자 그 이상으로는 얘기가 힘들 것 같아.

조영준: 그래 그럴 것 같았어. 이번에는 그냥 님 생각+내 생각 같이 이야기 해보자. 조조전 최초로 말이지. 창세기전4가 아주 민족 대통합보다 힘든 두 조기자의 통합을 이뤄냈네. 정말 데단해~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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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먼저 영준씨 게임 첫 인상부터 말해봐. 님은 저번 베타부터 게임 해봤잖아. 지난 테스트랑 비교해서 이번 공개 서비스는 어때?

조영준: 솔직히 저번 베타 때보다는 게임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 그래픽도 나름 굉장히 많이 가다듬었고, 복잡하고 기괴했던 영자 시스템도 간편하게 만들었고, 지역 로딩이 없어진 부분이나 아르카나 시스템, 퀘스트도 많이 쾌적해졌지. 베타 때 보다는 여러 부분에서 노력한 흔적이 보여.

조광민: 엉? 예상과 많이 다른데? 난 덮어놓고 극딜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평이네?

조영준: 잘한 건 잘했다고 해줘야지. 공개 서비스에서 보여준 소프트맥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낼 정도야. 단!!!

조광민: ???.

조영준: 거기까지. 딱 거기까지야. 이전 테스트보다는 좋아졌다는 거지 이 게임이 좋다는 건 아니란 말이지. 이전 테스트에서 창세기전4가 가망이 없는 코마 상태였다면, 이제는 그냥 간신히 숨만 쉬며 병석에 누워있는 환자 수준이랄까? 까놓고 말해서 이 게임은 2016년에 나오면 안됐어. 한 2009년쯤? 그때 나왔으면 괜찮았을 지도 모르지.

조광민: 하긴 진짜 나도 장점을 부각하고 찾아보려는 마음으로 플레이 했는데 이게 진짜 2016년에 나올 게임인가 싶더라. 조조전에서 블레스도 다루고, 오버워치도 다루면서 각종 온라인게임을 써봤지만 이렇게 총체적 난국인 게임은 이게 처음일세 그려.

조영준: 뭐 다들 이야기하는 그래픽이나 부실한 최적화 같은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개인적으로 창세기전4에서 정말 실망한 건 게임의 스토리야 스토리. 역사가 계속 순환하는 멋지게 끝난 엔딩을 만들어 놓고 왜 그걸 다시 꽈 논거야?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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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이거 나도 말하고 싶었어. 창세기전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스토리 아니겠어. 당시에는 그리 흔하지 않았던 시간 반복이라는 소재를 전 시리즈에 걸쳐 나름 매력적으로 그려냈지. 뭐 설정상 등장하면 안되는 아수라가 다시 나온다거나 약간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나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은 했어. 그런데 이번 창세기전4를 보면 1편부터 외전인 서풍의 광시곡까지 정말 오랜 시간 쌓인 스토리를 억지로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에 끼워 맞춘 느낌이야. 원작 팬이나 설정 덕후가 아니면 모를 것 같은 이야기가 막 나온다니까? 창세기전4를 하면서 내가 지금 창세기전 세계관을 가진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구나라고 느낀건 등장하는 아르카나, 즉 캐릭터 이름이 똑같은 것 말고는 없더라고, 창세기전의 역사 속으로 뛰어들어 직접 체험한다? 이게 전혀 안살더라고. 원작을 아는 사람이 이정도인데 원작 모르면 이거 무슨 재미로 하겠나 싶기도해.

조영준: 솔직히 지금 따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창세기전 스토리를 그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어? 명작 중의 명작인 창세기전2가 1996년에 나왔고, 마지막 정식 넘버링 타이틀인 파트2가 무려 16년 전인 2000년에 나왔다고. 그때 게임 했던 사람들 지금 전부 30~40대야. 이렇게 오래된 시리즈를 다시 다루는 거였으면 홈페이지에 이전 시리즈 이야기나 등장인물을 자세히 설명해 놓던가, 아니면 ‘좋은 왕이 되어야 한다~’같은 명대사를 써놓든가 해서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도록 다른 코너를 만들던가 했어야지. 20년이나 지난 게임 스토리를 갑자기 등장시키면 뭔 소린지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조광민: 소프트맥스도 그걸 염두 해 뒀는지 게임 설정을 설명하는 방송이나 퀴즈 같은 옛날 추억 살리기 식의 이벤트를 많이 하기는 하더라고. 그런데 문제가 “제피르 팰컨은 붙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인페르노 감옥요새를 습격했습니다. 다음 중 서풍의 광시곡에서 감옥에 갇혀있었던 순서는?” 이런 식이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ㅋㅋ. 설정놀음도 적당히 해야지, 출시된 지 15년이 훌쩍 넘은 게임 초반부를 어떻게 기억해? 지금 소프트맥스가 하는 거 보면 “창세기전 명작인 거 다 알잖아? 이 정도는 기억해야지~ 너네 이거 다 알지?” 이러는 것 같아. 16년 동안 게임시장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데 아직도 창세기전이 그때 그 시절 창세기전인줄 아는 것 같다니까?

조영준: 저번 테스트 때 소프트맥스에서 이전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난 흑태자 전하께서 왜 G.S로 살게 되셨으며, 창세전쟁은 어떻게 벌어졌나? 이런 세밀한 스토리를 담을 줄 알았지. 그런데 영상 보니까 그냥 “캬~ 창세기전2 명작이었죠~”이러면서 둘이 만담하고 끝나더라고. 아니 누가 그거 명작인줄 몰라? 게임을 못해본 사람들에게 왜 창세기전이 명작이라고 불리는지 설명을 해야 공감대를 형성해서 게임에 더 집중할 거 아니냐고. 이런 거 보면 소프트맥스는 추억팔이도 참 못해.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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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옛날 게임 다시 해보라는 것도 아니고 정말. 그런데 흑태자 전하께서? 뭐야 흑태자 아니면 칼 스타이너라고 해야지 왠 전하?

조영준: 무엄하네 이 친구? 어디서 전하의 존함을 함부로 불러? 창세기전2 엔딩을 본 이후로 언제나 그분을 전하라고 부른다고. 원래는 그냥 전하라고 하는데 독자들이 누군지 모를까 봐 흑태자 전하라고 설명한 거지. 앞으로 창세기전4에도 나오실 터인데 얼마나 훼손을 당하실지.. 크으 그분의 용안이 갑자기 다시 떠오르는 구먼 ㅜㅜ

조광민: 얼씨구 이 인간도 환자네 환자야. 그 유명한 흑태자 빠가 내 옆에 있었네?

조영준: 게이머라면 내 인생 게임+인생 캐릭터에 그 정도 애정을 쏟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 그래서 사람들이 창세기전4에 더 분노하는 거야. 뭔가 추억의 한 편이 부정당하는 거 같아서 말이야. 난 소프트맥스가 지금이라도 창세기전4 홈페이지에 역대 시리즈를 자세히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놨으면 좋겠어. 게임에 대한 평가는 둘째 쳐도 옛날 게임의 향수를 함께 공유하는 그런 장소를 만들어 놔야 하는거 아니겠냐고. 그 게임이 창세기전이라면 더더욱.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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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이제 그래픽 이야기 해야지? ㅋㅋ. 정말 그래픽은…. 하... 할말이 없더라.

조영준: 나보다는 광민찡 눈이 훨씬 예민 하잖아. 가뜩이나 프레임 저하에 진짜 민감한 양반인데, 이 게임을 하면서 얼마나 고역이었을꼬… 고생 많이 했어.(토닥토닥)

조광민: 창세기전4 게임 엔진이 ‘게임브리오’야. 이 엔진으로 만든 게임이 뭐냐 하면 WOW, 폴아웃: 뉴베가스, 엘더스크롤4 같은 대작들이란 말이지. 그렇다고 게임브리오가 막 엄청난 엔진이냐? 그건 아니야. 이 엔진은 온라인게임사들이 많이 사용하기는 하는데 개발팀의 역량에 따라 나오는 게임 수준이 천차만별이야. 대부분 게임브리오 엔진을 그대로 쓰지는 않고 일부 개량해서 쓰는 형태가 많기도하고, WOW만 봐도 게임브리오 엔진을 사용했다고는 하는데 많은 부분을 개량해서 그냥 WOW용 엔진을 따로 만들었어요라는 수준이고. 뭐 한마디로 개발팀의 역량에 따라 좌우되는 엔진이라고 할 수 있지. 아 생각해보니 최근 글로벌 CBT 진행한 엔씨소프트의 MXM도 게임브리오 엔진이다.

조영준: 그런데 저 ‘게임브리오’로 개발한 창세기전4는 왜 이래? 우리 집 컴퓨터 사양이 CPU는 ‘ 스카이레이크 i5 6600’에 그래픽카드가 ‘지포스 970’이야. 그런데 창세기전4 돌리니까 마을 프레임이 10도 안나와. CPU 사용량도 70%가 넘어가고. 이 게임이 무슨 실사 패치 한 GTA5냐? 뭔 사양이 이렇게 높아? 이 컴퓨터 혼수로 가져 온 거야! 결혼할 때 간신히 따낸 트로피 같은 컴퓨터라고!!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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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아 왜 말을 끊어! 지금 설명하잖아. 게임브리오는 개발자가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서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지만 무조건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 엔진은 아니야. 더욱이 창세기전4의 그래픽 퀄리티를 볼 때 절대 저런 수치가 나와선 안되거든. 왜 그럴까? 하고 가만히 살펴보니까 광원부터 이것저것 다 넣었더라고 배경에도 꽤 신경 쓴 노력이 보이고 아마 테스트 이후에 워낙 그래픽이 너무 구리다고 혹평을 받으니까 이것저것 다 넣다보니 사양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 같아. 게이머들이 보내준 피드백을 반영해서 그래픽을 올리려고 한 것 같은데 차라리 캐릭터의 개성을 더욱 개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드네. 같은 게임브리오로 만든 메이플스토리2나 엘로아 같은 게임처럼 말이야. 굳이 지금과 같은 실사형을 추구하고자 했다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다른엔진으로 갔어야 한다고 봐.

조영준: 아~ 그래픽을 많이 보강해서 그런다? 그런데 왜 이래? 스킬 액션이 화려하길 하나, 전투 모션이 맛깔나기를 하나, 움직임이 역동적이기를 하나 무슨 2000년대 중반에 자주 나왔던 양산형 온라인게임 같은 수준이라고. 창세기전4와 비교해 보면 무려 5년전에 나온 테라는 무슨 신의 그래픽 수준이야. 그러고 보니 온라인게임 나올 때 마다 매번 언급되네 ‘테라 명작설’.

조광민: 솔직히 말해서 창세기전4 그래픽을 보면 게임브리오로 만든 게임 중 거의 최고 수준인 것은 맞아. 그런데 시대가 변했지 이미 언리얼4가 모바일로 나오는 시대로 접어들었고, 창세기전4가 모바일게임 그래픽에 비교되는 수준인건 딱히 설명한해도 될테고...근데 가장 큰 문제는 그래픽이 게임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그래픽인데도 PC 사양을 너무 요구하는거지. 최적화 작업을 하기는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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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진짜 너무 심하더라. 한번은 집에서 게임하고 있을 때 내가 마을에서 10프레임도 안 나오는 것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고 있었거든. 워낙 미친놈처럼 웃고 있으니까 마누라가 ‘이 놈이 돌았나?’ 하면서 옆에 와서 보고 있었더라고. 그리고 혹시나 해서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낮추니까 갑자기 해상도가 확 낮아지면서 ‘파이널판타지7’ 수준으로 변신하더라? 그런데 그걸 본 마누라가 “어머? 뭐야 이거? 야!! 이거 왜 이래? 컴퓨터 고장났어?” 이러더라곸ㅋㅋㅋㅋ. 게임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저럴 정도면 이건 너무 심한 거야.

조광민: 온라인게임에서 옵션을 낮추면 뭐 대부분 찰흙 덩어리고 변하긴 하니까 ㅋㅋㅋ 아 그리고 그래도 게임 사양이 높다고 하지만 IT 동아의 강모 기자의 제보에 따르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CPU 5960x, 32기가 램, 그래픽카드 지포스 980TI에서는 나름 쾌적하게 돌아간다고 하더라고.

조영준: ㅡㅡ;; 그게 컴퓨터냐? 서버지? 그거 다 해서 400만원 아냐? 400만원짜리 컴퓨터로 창세기전4 돌렸는데 나름 쾌적하다고?? 장난쳐? ㅋㅋㅋ.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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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뭐 그렇다고 알려주는 거지. 이정도 사양은 돼야 명품게임에 어울리는 PC인거야. 아! 맞다!! 내가 더 기막힌 거 알려줄까?

조영준: 뭔데?

조광민: 창세기전4는 멀티 코어 지원이 완벽한 게임이라는거?

조영준: 그게 무슨 소리여? 멀티 코어 지원이 완벽하다니? CPU 사용량이 이렇게 높은 게임이 멀티 코어 지원을 한다고?

조광민: ㅇㅇ. 요즘 CPU는 대부분 멀티코어잖아? 말 그대로 2~4개 이상 코어가 있다고. 그런데,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기술적인 한계나 필요성에 의해서 1~2개 정도만 사용하는게 보통이야. 뭐, 그냥 제대로 멀티코어 지원하는 게임은 많지 않고. 그런데 창세기전4를 실행하고 CPU 사용 현황을 보잖아? 예술이야. CPU0부터 CPU7 그래프가 전부다 올라가. 게임을 종료하니까 수치는 전부 내려가고 ㅋㅋ. 한마디로 CPU 코어를 전부 사용하는 멀티 코어 완벽 지원 게임이라는 소리지. 이런 온라인게임은 내 인생에 본적이 없어. 정말 완벽하다고!

조영준: 잠깐 코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게임 처리 속도가 높아지는 거 아냐?

조광민: 그렇지.

조영준: 그런데 게임이 이 모양이야? 대단하다 창세기전4! 대단해. 소프트맥스 기술력에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조광민: 정말 대단해~~ 다같이 박수~~~ 짝짝짝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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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영준씨 솔직히 이 게임 시스템 어때?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조영준: 뭘 돌려서 말해? 이거 모바일게임 시스템이랑 똑같잖아. 카드 먹어서 각성시키고, 던전 입장할 때마다 ‘시간의 모래’ 내야 되고, 뽑기 하려면 재료 필요하고, 레전드 등급 획득확률이 재료 3996개 박아야 딱 5%고. 그냥 온라인으로 등장한 모바일게임이지 뭐.

조광민: 창세기전 속 캐릭터를 아르카나로 등장시켜서 실제로 조작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까지는 좋은데, 캐릭터를 한꺼번에 5명이나 조작하다 보니 이건 뭐 모바일게임인지, 온라인게임인지 구분이 안 가더라. 스킬도 사실상 1캐릭터에 한 개고.

조영준: 캐릭터를 많이 등장시켰으면, 그만큼 이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해야 될 꺼 아니야? 그런데 이건 그냥 1234 스킬 누르기가 끝이야. 전투를 하다보면 그냥 반복적으로 단축키만 누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물론, 보스전에서 후방 캐릭터를 갑자기 공격한다던가, 몇몇 몬스터는 광역기를 써서 캐릭터를 이동시켜야 하는 약간의 변칙적인 요소가 있긴 해. 그런데 막상 게임하다 보면 그게 여간 짜증나는게 아니야. 캐릭터를 한꺼번에 움직여야 되는데 조작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말이지. 보스전투 중에 광역기 피하려고 이동 시키면 뒤에 있던 원거리 캐릭터가 보스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니까? 그러면서 광역기 맞고 죽는게 일상이야. 아바타를 미리 멀리 빼서 ‘G’로 아르카나를 불러들이는 것 밖에 광역기 피하는 패턴이 없어, 이것도 한 두 번이나 재밌지 지치더라. 스킬 끊기도 있긴한데 군진 짜다보면 스킬 못끊는 아르카나로만 구성해야할 때도 있고. 그냥 이런 식으로 만들 거면 자동전투도 만들지 그건 왜 안 넣었데?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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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사실 난 창세기전4에 가장 관심을 가진게 군진 시스템이었어. 그런데 이것도 게임하다보니 사실상 무의미 해지더라고. 군진마다 공격&방어력을 높이거나, 군진만의 스킬을 지니고 있는데, 나름 캐릭터 조합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는 자유도를 주려고 노력한 것 같아.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니 높은 등급 아르카나 없으면 그냥 말짱황이야. 던전 하나 깨기도 힘들 정도로 말이지. 결론은 무조건 높은 등급 캐릭터 있어야 된다는 소리야.

조영준: 물론 퀘스트를 하면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를 주기는 하지. 그런데 게임해봐서 알겠지만 이 게임 랭크 13이 되면 갑자기 턱 막혀. 거의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이야. 아무리 군진 치밀하게 짜고 카르타 조합해서 뭐하나. 그냥 레전드 아르카나 모으면 장땡이지. 아니면 신나게 노가다가 하는거지.. 영자 조합해서 좋은 아르카나 먹을 때까지. 혹은 아르카나 저널 채워서 레전드 하나 먹어보겠다고 특정 아르카나 나올 때까지 노가다만 하는거야. 진짜 어디서 가져와도 이런 시스템만 가져왔나 몰라 ㅋㅋ.

조광민: 그래도 아르카나 제조할 수 있는 ‘영자 시스템’은 많이 좋아졌어. 진짜 뭔 소리하는지 모를 시스템이었는데, 그냥 재료만 갈아 넣으면 어떤 등급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나름 괜찮아졌지. 물론 재료를 어마어마하게 먹기는 하지만. 아 그러고 보니 일러스트는 이야기 안할 거야?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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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일러스트.. 이 게임에서 정말 가뭄의 단비같이 긍정적인 부분이지. 일러스트는 굉장히 좋아. 정말 지금은 숨만 간신히 쉬고 있는 ‘카오스 온라인’의 일러스트와 비교될 정도로 말이지. 난 개인적으로 여성 캐릭터의 이유 없는 섹스 어필이 강한 이미지가 싫었는데, 창세기전4에서는 그런 부분이 별로 없이 깔끔하게 캐릭터의 모습을 정확이 짚어낸 모습이야. 캐릭터 수가 굉장히 많은데 그걸 일일이 구현해 놨더라고.

조광민: ㅇㅇ 이건 인정. 일러스트는 정말 좋더라. 창세기전4 개발 기간이 6년인데 한 4년은 일러스트에만 매달린 것처럼 말이지. 그런데 일러스트까지는 좋은데 캐릭터 모델링은 왜 그럴까? 이벤트 신에서 캐릭터 외형 보고 있으면 무슨 PS2게임 이벤트 신 같을 정도로 감정이 전혀 안 느껴져. 전부 다 같이 손잡고 압구정 다녀온 사람들 같다니까?

조영준: 아 일러스트 말하는데 모델링얘기 꺼내지마!

조광민: 지금 창세기전4하는 사람들 보면 출석 보상으로 주는 에픽 아르카나만 믿고 플레이하는 것 같아 ㅋㅋ. 그거 2장을 줘야 레전드 하나를 먹을 수 있거든. 카드도 먹어야 돼 강화도 해야 돼, 던전 진입할 때 모래도 써야 돼 정말 파면 팔수록 모바일 같은 게임인 것 같네.

창세기전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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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광민씨 이거 창세기전4, 요 시스템이랑 그래픽 그대로 모바일로 옮기면 어떨까?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조광민: 그래 여기에 자동전투만 넣으면 딱 이네! 나오는 순간 매출 순위 5위는 그냥 찍겠네!

조영준: 온라인게임으로도 만들었는데 모바일로 만들기는 더 쉽겠지! 이 게임이 모바일로 나온다고 하니까 갑자기 기대감이 확 높아지는 걸? 그러면 정말 할만한 게임이 되네.

조광민: 아 맞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게임브리오’ 엔진 특성상 모바일로 옮기는게 힘들어.. 모바일 만들려면 그래픽 리소스 일부는 쓸 수 있겠다. 그거 빼고 다시 다 만드는 거지 뭐.

조영준: 참… 뭘 해도 힘드네. 다른 게임이면 해외라도 기대해 볼텐데 창세기전은 국내 빼면 거의 모르는 내수용이고 참...

조광민: 소프트맥스잖아 원래 그래. 잘 생각해봐 난 이 회사 게임사서 플레이 할 때 패치 없이 엔딩을 본적이 없어. 버그가 엄청 많아서 엔딩까지 갈 수가 없었거든 ㅋㅋ. 세이브를 숨 쉬듯이 해야 돼. 템페스트 3번 CD 기억나? ‘불타는 팬드래건’이었나. 이거 저장도 못하는데 오류나서 튕기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돼. 난 내가 이게임의 엔딩을 한 번이나 봤다는게 자랑스러울 정도야 ㅋㅋ 마그나카르타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냥 이 정도 회사라고 생각하면 편하지 뭐. 어떻게 보면 창세기전4까지 한결 같잖아.

조영준: ㅋㅋㅋ 하긴 나도 지금 게임하면 욕 할 만한 상황이 많았지. 진짜 지금 생각해보면 때려칠 구간이 그렇게 많았는데 좋은 기억만 생각 나는 거 보면 참... 이래서 추억보정이 무서운가 봐. 할말은 엄청나게 많은데 더 하면 독자분들 힘들거 같으니까. 이만 마무리 하자. 광민씨부터 한번 구구절하게 이야기좀 해봐.

<조조 기자의 한줄평>


조광민- 원작의 팬이라면 한번 정도 해볼만한 게임. 대신 추억이 망가질 각오는 해야한다. 팬이 아니라면 그냥 다른 게임 하는게 심신 건강에 더 좋지만 그래도 소프트맥스가 귀를 열고 빠르게 패치하고 점검하고 있어서 골수팬이라면 한 번 기다려보는 것도...

조영준- 분명 이전 테스트보다는 좋아졌다. 하지만 0.1 X 2가 0.2듯이 요즘 게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 온라인게임임에도 모바일게임의 시스템이 다수 도입하여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게임과 차별화도 없으며, 그래픽 역시 2016년에 출시된 온라인게임이라고 믿지 못할 정도. 과거 창세기전 시리즈의 감동을 지닌 이들이라면 이 게임은 그냥 피하는 것이 좋다.


창세기전 스크린샷
창세기전 스크린샷

조광민: 여담 하나만 해도돼?

조영준: 뭔데?

조광민: 이번에 창세기전4 나온거 보고 주사위의 잔영에 대한 기대감도 접었어...

조영준: 그래 나도 한마디만 하자. 지금 커뮤니티 보면 "이게 흥해야 창세기전1~3 리메이크라도 해주죠"라는 글이 간간이 보이는데... 지금 이 게임을 보고도 리메이크를 기대하는 겁니까? 이 퀄리티로 PC버전 건드리면 진짜 추억 관광이야 추억 관광!!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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