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랫배가 왠지… 십중팔구 과민성 대장염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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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급성담낭염-급성간염 가능성

배 가운데 통증 잦으면 소장 쓸개등 내장기관 문제

복통이 생기는 배는 어떤 곳일까.

의학적으로 배는 배꼽을 중심으로 상하좌우 선을 그었을 때 좌상복부, 좌하복부, 우상복부, 우하복부 등 4곳으로 나뉜다.

부위별로 복통의 원인은 다르다. 배 주변에는 위, 간, 췌장, 소장, 대장, 자궁 등 다양한 장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거나 음식을 먹다가 잘못해서 입술이나 혀를 깨물면 심한 통증을 느끼며 아픈 부위도 명확하다.

그러나 복통은 다르다. 예를 들어 대장 내시경 중 용종을 없애기 위해 수술용 칼로 대장을 상처를 내거나 잘라내도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대장 내시경 중 공기를 너무 많이 집어넣어 대장이 부풀어 오르면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

내장의 통증은 위장을 잡아당기거나 비틀거나 피를 못흐르게 막거나 공기를 넣어서 부풀리거나 할 때 생긴다. 병이 생긴 부위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 가운데 윗배가 아프다면

위, 췌장, 십이지장에서 생기는 통증은 흔히 ‘오목가슴’이라고 해서 상복부의 중앙에서 느껴진다. 흔히 ‘명치가 아프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복통 중에 가장 많고 흔한 경우다. 이곳에 통증이 생기는 원인은 기능성 소화불량, 급성위염,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급성췌장염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기능성 소화불량이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꼴로 소화불량을 겪고 있을 정도다. 식사 후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고 메스꺼우며 조금만 먹어도 속이 금방 차는 것 같은 증세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때때로 심근경색에 의한 통증도 이곳에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통증은 왼쪽 어깨와 왼쪽 팔로 뻗쳐가는 부위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 좌우측 윗배가 아프다면

우상복부가 아플 때는 급성담낭염, 급성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담낭염의 경우 저녁에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고 2, 3시간 후부터 쩔쩔 맬 정도의 심한 통증이 우상복부에 느껴진다. 오른쪽 어깨나 등 부위로 심하게 결리는 느낌의 통증이 확산될 수 있다.

급성간염은 갑자기 간이 부어오르면서 간을 싸고 있는 막이 팽창돼 통증이 생긴다.

좌상복부에 오는 통증은 드문 편이다. 위장에 문제가 있거나 외상으로 비장파열이 생기면 이곳에 통증이 온다. 과민성 대장염의 경우도 이곳이 불편할 수도 있다. 신장결석이나 급성췌장염에 걸리면 좌상복부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 배 중심부가 아프다면

배 안의 내장에 이상이 있을 때는 배의 정중앙선을 따라 통증이 온다. 배 한가운데가 아프다면 위, 소장, 대장, 간, 쓸개, 자궁, 나팔관 등 내장기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배꼽 주위의 복통은 소장에서 생기는 급경련통이 많다. 급경련통은 속이 빈 모양의 내장기관, 즉 소장, 대장, 요관, 자궁, 나팔관 등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할 때 나타난다. 심하게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온다.

소장성 통증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급성위장관염으로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 속이 미식거리고, 구토,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오염된 음식, 세균독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급성위장관염에 걸릴 수 있다.

급성맹장염 초기나 급성췌장염일 때도 배꼽 주위가 불편하고 아프다.

○ 아랫배가 아프다면

아랫배의 통증은 주로 대장에 기인한다. 대장은 배 속의 위, 아래, 좌, 우에 넓게 펼쳐져 있지만 통증이 오면 주로 배꼽 아래 중앙 부분에서 느껴진다.

가장 흔한 것은 과민성 대장염으로 아랫배가 아프고 설사, 변비 증상이 동반된다. 여성은 부인과질환이 있는 경우 이곳에 통증이 온다.

오른쪽 아랫배에 오는 통증은 급성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돌기염이 대표적이다.

맹장염도 초기에는 복부 중앙 내지는 윗배에 체한 것 같은 통증이 온다. 그러다가 수 시간 후 복막을 자극하게 되면 우하복부가 조여 오는 듯 아파서 조금만 움직여도 하복부가 울리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맹장염은 초음파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이 생겨도 이곳이 아플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난소에 문제가 생기면 우하복부가 아프다.

왼쪽 아랫배가 아프면 내장, 좌측 난소, 좌측 신장, 요관 등에 이상이 있는지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도움말=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박효진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계세협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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