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생태지도]<4>갯벌엔 누가 살까

  • 입력 2005년 4월 14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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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갯벌 면적은 2393km²로 남한의 2.4%에 이른다.

이 중 약 83%가 서해안에 있다. 특히 서해안 갯벌은 넓은 데다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에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의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 동부 조지아 해안, 브라질 아마존강 하구와 함께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남한의 갯벌은 지속적인 간척으로 지난 10여 년간 서울 면적의 1.3배인 810km²가 사라졌다. 공사 막바지 단계에 있는 전북 새만금 간척지(208km²)를 둘러싼 정부와 환경단체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갯벌의 사전적 정의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바닷가나 강가의 모래 또는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 거무튀튀하고 질퍽질퍽한 이 갯벌은 바다와 육지의 다양한 생명체를 품고 있는 생명의 보고다. 퇴적물 입자가 미세한 펄갯벌에서는 게와 갯지렁이, 입자가 굵은 모래갯벌에는 조개류가 많이 살고 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갯벌에서 조개류는 연간 5만∼9만 t, 낙지는 1000여 t이 나온다. 갯벌 10km²가 인구 10만 명의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 물질을 정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갯벌은 홍수나 태풍 때 일차적으로 그 에너지를 걸러주는 한편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김웅서 박사(책임연구원)는 “현재까지 매립됐거나 매립 예정인 갯벌이 무려 1200km²로 전체 갯벌의 절반이 사라질 운명에 있다”며 “생태계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 역할을 하는 갯벌이 줄어들면 인간과 자연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갯벌의 가치는 국제적으로도 재평가되고 있다. 독일은 가장 철저하게 갯벌을 보호하고 있다. 갯벌 전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있고, 1%만 휴양지로 이용하고 있다. 해안개발로 갯벌의 60%를 잃어버린 일본도 1999년부터 갯벌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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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갯벌 면적 남한의 2.4%…어류-갑각류 등 750여종 이상 서식▼

갯벌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생물들의 활동이 왕성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 서남해안 갯벌의 경우 어류 200여 종, 갑각류 250여 종, 연체동물 200여 종, 갯지렁이 100여 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갯벌 탐사는 이런 다양한 생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갯벌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과 행사를 소개한다 (표 참조).

해양수산부가 어촌체험마을로 지정한 곳 가운데 충남 서천군 월하성 마을, 전북 고창군 하전마을, 경기 화성시 제부마을과 시흥시 오이도마을, 전남 영광군 두우리마을 등은 갯벌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특히 갯벌이 잘 발달한 충남 ‘태안 해안국립공원(www.npa.or.kr/taean)’은 11월까지 공원 내 갯벌에 관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볏가리마을(태안군 이원면)은 23, 24일 ‘봄내음과 갯바람’이라는 주제로 봄 갯벌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1박 2일 일정으로 첫날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만드는 등 농촌 체험, 둘째 날은 경운기를 타고 해변으로 나가 갯벌 생물을 관찰하고 3, 4cm 크기의 뻥설게를 잡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 12만 원. 041-670-2555

해양생태공원(인천 남동구 논현동)도 갯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만여 평 부지에 생태학습관, 사진전시관, 갯벌 체험장, 소금 생산시설 관찰지가 조성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 032-453-2961

‘강화갯벌센터’(강화군 화도면)는 5, 6월 중 개관 예정. 갯벌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센터에는 갯벌 생태 전망대, 자연생태 자료 연구실, 갯벌 생태 전시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 갯벌체험 주의사항

△물때를 확인하자. 서해안은 간만의 차가 심하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어촌계 등에 문의.

△신발과 양말은 2개씩 준비하자. 샌들은 이동하기 불편하므로 신지 않는 게 좋다.

△모종 삽을 준비하자. ‘맛조개’가 있는 곳으로 간다면 소금도 준비.

△양식을 하고 있는 갯벌에는 들어가지 말자.

△생물 채취는 가급적 피하고 눈으로만 관찰하자.

△갯벌은 생물과 지역 주민들의 터전이다. 개방되지 않은 곳에는 반드시 어촌 계장이나 관리자의 허락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갯벌 체험이 가능한 곳
경기인천대부도(경기 안산시)
제부도(경기 화성시)
장봉도(인천 옹진군)
강화도 동막해변(인천 강화군)
무의도(인천 중구)
오이도(경기 시흥시)
충남몽산포(태안군)
볏가리마을(〃)
월하성마을·다사리마을·춘장대(서천군)
무창포(보령시)
도비도 농어촌관광휴양단지(당진군)
전남·북심포갯벌(전북 김제시)
두우리(전남 영광군)
하전마을(전북 고창군 )
석두마을(전남 함평군)
진도 회동(전남 진도군)
경남문항마을(경남 남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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