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경련성 복통 응급약은 진통제? 진경제!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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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명치가 콕콕, 쥐어짜듯…

《성인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 이상은 복통을 경험한다. 복부통증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통증의 하나다.

통증의 강도와 증상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콕콕 바늘로 찌르는 느낌 때문에 괴로워한다.

어떤 사람은 위장을 쥐어짜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어떤 사람은 아랫배가뒤틀리는 느낌이 더 강하다. 자꾸 ‘꺽꺽’하면서 트림을 해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부룩해 인상을 찡그리는 사람도 많다. 복통이 나타나는 부위도 명치끝부터 아랫배까지 여러 곳이다. 위염이나 위궤양은

병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현대인들은 복통을 병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복통은 은근히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어떤 복통이 자주 나타나는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아봤다.》

수축된 내장근육 풀어주는 부스코판 등 복용… 여러날 계속되면 내시경 검사해야

○ 원인 질환에 따라 통증 부위 달라

복통이 나타나는 원인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식습관이 잘못됐거나 배변 습관이 불규칙해도 복통이 나타난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서 일시적인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원인에서 시작한 복통은 대체로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위암이나 췌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증상으로 복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항상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원인 질환에 따라 나타나는 복통의 양상이 다르다. 명치 부분, 즉 윗배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기능성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췌장염과 같은 병이 원인일 때가 많다. 배의 가운데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맹장염이나 장폐색이 원인일 수 있다. 아랫배 통증이 주로 나타난다면 대장 질환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여성의 경우 부인과 질환이 있을 때 아랫배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인 질환이 없는 복통이라면 경련성 복통일 가능성이 높다. 경련성 복통은 내장의 평활근이 수축하면서 경련이 일어나서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이 평활근 경련은 식도, 소화기, 항문 등 전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장기의 어느 한 부분에서 경련이 일어나도 복통이 생기는 것이다.

○ 경련성 복통에는 경련 다스리는 약이 효과

경련성 복통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위경련 때문에 생기는 복통이다. 위장이 경련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몸 안에 있는 위장은 내부와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다. 과음, 과식은 물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가 내부 자극으로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질 때 생기는 복통은 외부 자극에 의한 위경련으로 볼 수 있다. 굳이 경련성 복통이 자주 나타나는 부위를 따진다면 대체로 명치 쪽이다. 명치끝이 쥐어 비트는 듯 아프거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면 경련성 복통을 의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복통이 나타나면 약국에서 진통제, 소화제, 제산제를 사 먹는다. 이런 약들도 일시적인 효과는 있다. 진통제 같은 약들은 뇌에 작용해 복통을 잊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시적이기 때문에 약효가 사라지면 다시 통증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기왕이면 경련이 일어나는 부위, 즉 내장의 평활근에 직접 작용해 경련을 진정시키는 약을 권한다.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련을 진정시켜 주는 약을 ‘진경제’라고 부른다. 진경제는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 경련을 다스리는 원리다. 진경제는 복통은 물론 복부의 불쾌감까지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경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특히 위경련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이라면 약을 오래 복용하지 말고 우선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상적인 경련성 복통이 아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기호 강서미즈메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갑작스러운 복통이 발생했을 때는 진통제나 소화제보다 진경제가 효과적이다”며 “그러나 심한 복부통증이 3, 4일 이상 계속되고 열이 나거나 변에서 피가 나오며 체중이 줄었다면 즉각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진경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 대부분이다. 녹십자의 ‘알기론’, 현대약품의 ‘아클라톤’, 대웅제약의 ‘티로파’가 대표적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부스코판’과 ‘부스코판 플러스’는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부작용이 크지 않은 성분으로 약을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배는 덮고 자야 복통 예방

경련성 복통을 예방하려면 과식, 폭식하는 식사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술, 카페인, 담배를 가급적 피하되 어쩔 수 없다면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땀이 조금 날 정도의 중간 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에 복통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찬 음식을 자주, 많이 먹으면 위와 장의 점막이 급속하게 차가워진다. 그러면 혈액의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당연히 소화 기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가운 음식을 먹더라도 속도를 늦추는 게 좋고, 아이스크림도 입안에서 녹여 천천히 먹는다. 밤에 이불을 덮지 않고 잤을 때 다음 날 복통이 나타나거나 설사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아무리 더워도 배는 덮고 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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