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로 역분화 줄기세포 생성 성공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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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세계 처음으로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체세포와 단백질로 안전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차병원은 28일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가 생명공학기업 ‘스템 인터내셔널’과 함께 이들 재료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iPS는 체세포를 거꾸로 분화해(역분화) 모든 장기의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발생 초기 단계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난자를 쓰지 않아 생명윤리 문제가 없고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장점 덕분에 iPS는 최근 신경계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당뇨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이상적인 줄기세포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역분화를 유도하는 4개 유전자(Oct4, Sox2, Klf4, c-Myc)를 실험용세포에 이식한 다음 여기서 만들어진 역분화 단백질을 추출했다. 이를 사람 체세포(피부세포)에 넣은 결과 역분화가 일어나 iPS가 만들어졌다.

정형민 차병원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장은 “환자 체세포로 iPS를 만들어 이를 필요한 장기의 세포로 분화해 이식하는 세포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7년 미국 위스콘신대와 일본 교토대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 iPS를 만든 뒤 국내외 여러 연구자가 경쟁적으로 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화학물질을 넣거나 역분화 유전자 자체를 바이러스에 담아 체세포에 삽입해 iPS를 만들었다.

정 소장은 “유전자나 화학물질,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iPS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며 “역분화만 일으키는 단백질을 사용한 이번 기술로 안전성 문제가 해결된 만큼 미국이나 일본 등이 만든 iPS보다 실제 난치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스템셀’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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