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름도 커피도 카드 대신 자동차로 척척 결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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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커넥티드카 서비스’ 체험기

동아일보 기자가 7월 말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스마트폰 결제 알림 창에서 확인 버튼을 누르자 미리 설정한 주유 금액 3만 원이 자동으로 결제됐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동아일보 기자가 7월 말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스마트폰 결제 알림 창에서 확인 버튼을 누르자 미리 설정한 주유 금액 3만 원이 자동으로 결제됐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주유소에 도착했습니다. 주유하시겠습니까?’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 자동차가 주유소에 들어서자 휴대전화에서 이 같은 알림이 울렸다. 확인 버튼을 누르자 한 시간 전 애플리케이션(앱)에 설정해 둔 대로 3만 원(19.3L)이 결제됐다. 셀프주유소라 바로 차량에 주유기를 꽂고 기름을 넣었다. 창문을 내리고 “얼마 넣어주세요”라고 말하거나, 신용카드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었다.

카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차만 있으면 물건을 살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through)’ 결제 시대가 열린다. 신한카드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이달 시작해 내년 상반기(1∼6월) 중 서울 강남과 경기 지역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커넥티드카는 차량에 고유 아이디(ID)를 부여해 자동차를 결제 수단으로 만드는 스마트 결제 서비스다. ‘내 차’가 곧 ‘신용카드’가 되는 셈이다.

○ 커피 주문·결제 모두 차 안에서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먼저 해당 기술을 개발한 차량용 핀테크 업체 오윈의 ‘픽’ 앱에 들어가 신한카드를 등록했다. 앱에 있는 지도에서 삼성로주유소를 고른 뒤 주유 금액을 미리 지정했다. 주유소에 들어서자 스마트폰에 결제 여부를 묻는 알림이 떠서 확인을 눌렀다. 차량 시가잭에 꽂은 엄지손가락만 한 수신기와 주유단말기마다 장착된 송신기가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은 것이다. 주유기를 연료 주입구에 넣고 손잡이를 잡아당겼더니 3만 원까지 기름이 채워졌다.

이번에는 앱 지도에서 카페를 찍었다. 아메리카노 2잔을 고르고 결제를 누르자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한 도착 예상시간이 떴다. 카페로 이동하자 점원이 커피 두 잔을 들고 카페 앞에 서 있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고객 차량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한 것이다. 오윈의 김규태 본부장은 “하반기 중 푸조 일부 모델에 이 시스템이 장착돼 나온다. 차량 자체가 카드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을 사는 것 외에 무인 주차 등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편리했지만 차내에 수신기를 설치해야 하고 스마트폰을 갖고 다녀야 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신한카드와 오윈은 GS칼텍스 등 주유소를 비롯해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식음료 업체, 대형마트들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업체들은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다, 고객의 주차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 “자율주행차로 가는 중간 단계”


전문가들은 커넥티드카가 자율주행차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본다.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향후 이 서비스가 발전하면 운전자들이 차 안에서 물건값을 결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차량이나 건물 등과 무선 통신을 할 수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은 2021년 1335억 달러(약 1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운용 신한카드 제휴영업팀 부부장은 “매장은 고객의 차량 위치 등을 빅데이터로 축적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며 “이 서비스로 자동차 운행 정보가 구축되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나 주변 상권, 도로 환경 등도 크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

차량에 디지털 아이디(ID)를 부여해 자동차를 결제 수단으로 만드는 스마트 결제 서비스. 자동차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커넥티드(Connected) 카’라는 이름이 붙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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