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공복 혈당치 과신말고 ‘당화혈색소’ 체크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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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학회 “60일 평균치 보여줘 정확”
공복 아닐 때도 검사 가능해 편리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수치를 체크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당화혈색소까지 점검하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수치를 체크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당화혈색소까지 점검하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은퇴 뒤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정모 씨(58)는 하루 세 번 바늘로 자기 손가락을 찌른다. ‘자가혈당 측정기’로 혈당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공복 혈당수치가 125mg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식이요법에 들어가고 운동시간을 두 배로 늘린다. 정 씨에게 혈당수치는 당뇨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신호등이다.

하지만 정 씨는 최근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혈당수치가 안정적으로 나왔다고 자만하다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는 얘기였다. 혈당수치는 몸 상태, 식사 내용, 생활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해 당뇨 관리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는 혈당수치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체크하라고 권고한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최소 2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변화가 심한 혈당수치보다 정확하다. 송기호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화혈색소가 혈당수치보다 더 중요한데도 당뇨병 환자들에게 생소한 개념인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검사 당일 단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해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급작스럽게 올라가지 않는다. 공복이 아닐 때도 검사가 가능해 편리하다. 대한당뇨병학회, 미국당뇨병학회 등은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 환자로 분류한다. 당화혈색소 수치를 10%만 줄여도 망막병증을 50%가량 완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환자가 당화혈색소 수치를 정상범위 아래로 떨어뜨리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고 합병증을 동반했을 때는 더 어렵다. 송 교수는 “수치를 무조건 떨어뜨리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목표치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당화혈색소 ::

포도당이 적혈구 안에 존재하는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결합된 것을 말한다. 적혈구는 한번 생성되면 평균 60일, 최대 120일까지 몸속에서 머문다. 이 때문에 당화혈색소를 이용하면 평균 60일 동안의 몸속 혈당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당뇨환자#당화혈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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