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클리닉]<7>숨 가쁜 증세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47분


코멘트
《‘숨이 가쁘다’는 증세처럼 다양한 질병과 연관된 경우는 드물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폐질환뿐 아니라 심장 질환, 신경근육계 질환, 혈액질환, 대사 질환, 그리고 정신질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숨이 가빠질 수 있다. 》

▼숨 가쁜 증세 감별법▼

숨이 가쁜 증세가 나타나는 폐질환으로는 우선 천식과 만성폐쇄폐질환(COPD)을 들 수 있다. 두 질환 모두에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천식은 진드기나 꽃가루 등에 대한 과민반응 때문에 생기며 만성폐쇄 폐질환은 주로 오랜 흡연 탓에 생긴다. 그 외에 폐렴, 간질(間質) 폐질환, 폐암, 응고된 피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 기타 폐혈관 질환이 있어도 숨이 가빠질 수 있다.

자가진단 하러 가기

허파에서 늑막으로 공기가 새나가 폐를 누르는 기흉은 숨가쁜 증세가 나타나면서 가슴이 아프며 늑막에 물이 고이는 늑막염은 대개 발열이 동반되는데 결핵이나 폐렴, 또는 폐암과 같은 악성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간경변증 등에 의해 복수가 생긴 경우에도 가로막(횡격막)을 위로 밀어 숨이 가빠지곤 한다.

허혈 심장 질환, 심장근육 질환 등 여러 가지 원인에 따른 심장기능저하증, 심장판막질환, 선천적 심장질환으로도 숨이 가쁜 증세가 나타나며 드물게는 심장 안에 생기는 종양도 숨가쁨의 원인이 된다.

말초신경이나 근육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여러 질환들도 오래 진행되면 호흡근육에 이상을 가져와 숨이 가빠진다.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주인공이 혼자서는 숨을 쉴 수 없게 되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게 되는 것도 ‘부신백질 이영양증’이라는 신경근육계 병 때문이었다. 이 밖에 중증 근육무력증, 길랑-바레 증후군 등의 질환도 숨이 가쁜 증세가 올 수 있는 신경근육계 질환이다. 호흡중추가 있는 뇌간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도 숨쉬는 데 이상이 올 수 있다.

빈혈이 심해지면 피로해지고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는데 위나 대장에 생긴 암으로부터의 출혈, 재생불량성 빈혈, 악성빈혈, 백혈병 등 심각한 질환의 시초일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숨이 가쁜 증세는 임신, 패혈증, 대사질환, 정신과 질환 등에서도 동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숨이 가쁜 증세가 나타나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는 기침이나 가래와는 달리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임재준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숨 가뿐 증세의 원인과 치료법
원인특징대책과 치료
천식이따금씩 쌕쌕거리는 소리와 기침을 동반하며 증세가 심해지는 것이 특징. 평소에는 정상인 경우도 많으며 감기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집먼지 진드기, 귤 진드기, 꽃가루 등에 대한 과민반응이 원인.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숨이 가쁠 때마다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고 악화되면 규칙적으로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같은 항염증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만성폐쇄 폐질환흡연이 주요한 원인으로 평상시에도 숨이 가쁜 증세와 가래가 있는 것이 특징. 폐렴 등 세균 감염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흡입용 기관지확장제와 항염증치료제 등으로 치료. 가래의 양이 늘고 누렇게 되면서 숨이 더 가빠지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기흉선천적 기흉은 대개 키가 크고 마른 남자에게 발생하며 만성폐쇄폐질환 등 기존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이차적으로 생기기도 함. 갑자기 숨이 가빠 오며 가슴이나 옆구리의 통증이 동반된다.지체 없이 응급실로 가서 흉부방사선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흉막강에 흉관을 삽입하여 공기를 제거해야 한다.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폐렴, 결핵, 늑막염폐렴은 발열이나 기침, 가래가 있고 증세가 진행되면 숨이 가빠질 수 있다.결핵은 폐렴보다 경과가 길며 체중이 감소하거나 밤에 땀이 나는 증세가 더 흔하다. 늑막염에 의한 통증은 숨을 들이쉬거나 기침을 하면 심해지는 것이 특징.폐렴은 항균제, 결핵은 항결핵제를 복용한다. 늑막염이 있으면 흉수를 뽑는 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찾아 신속하고 적절히 치료받아야 한다.
기관지 결핵과 중심부 폐암 숨이 가쁘며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흔히 천식으로 오인된다. 흡연 경력이 긴 사람은 폐암, 발열이나 체중감소가 있는 젊은 여성은 기관지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호흡기내과 전문의에게서 기관지내시경 등의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심장질환고혈압과 심장판막질환을 비롯한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숨이 차고 다리가 붓는 증상이 있으면 병원으로 가야 한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느껴지거나 흉통이 동반될 수 있다.필요하면 심장초음파로 심장의 기능을 평가하고 이뇨제나 고혈압 치료제 등을 복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근육계질환손발이 저리는 등의 감각이상, 청소나 계단 오르기가 힘에 부치는 증세가 초기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질환군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며 숨이 가쁜 증세는 대개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약물을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정신질환환자는 숨이 가쁜 증세를 호소하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 동반될 수 있으므로 정신과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
대사질환패혈증이나 기타 대사성 산증이나 알칼리증에 의해 숨이 가쁠 수 있다.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폐색전증혈전(피떡)이 큰 동맥을 막을 경우 갑자기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숨을 들이쉴 때 날카로운 흉통이 있다.혈전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며 우선 항응고제로 치료한다.
폐암, 폐종양 흡연이 주요 원인이며 기침이 지속되거나 오래된 기침에 변화가 있음. 숨을 들이쉴 때 아프고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전문의의 정확한 검사와 진단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아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