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고령화시대, 척추관절 병원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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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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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으로… 지방으로…
분원 통해 시너지 효과를


‘덩치는 키우고, 분야는 세분화하며, 서울 강남을 벗어난다.’

이른바 척추관절 전문병원들의 요즘 추세다. 대형화, 전문화, 탈강남화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문병원이란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주로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척추를 진료했다. 하지만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척추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등장했다. 우리들병원이 먼저 생겼고, 세란병원 등이 이른바 ‘전문병원 시대’를 이어갔다. 그 후 척추 위주로 치료하는 척추전문병원이 잇달아 등장했다.

2000년이 지나면서 무릎관절 전문병원이 속속 생기기 시작했다. 힘찬병원, 연세사랑병원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무릎관절뿐만 아니라 어깨관절과 발목관절 등 관절을 세분화해 진료하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다. 척추관절 병원들의 요즘 트렌드를 짚어본다.

◆병원들이 대형화한다

관절전문병원의 대형화를 촉발한 병원은 힘찬병원이다. 힘찬병원은 1992년 인천에서 시작해 목동, 부평, 강남, 강서, 은평 등에 분원을 열었다. 전체 병상을 합치면 1100여 개, 직원도 1200여 명에 이른다. 국내 최대의 관절 전문병원이라 부를 만하다.

연세사랑병원도 대형화 추세를 따르고 있다. 현재 강남, 강동, 강북, 부천 등 4곳에 분원이 있으며 병상 수는 330여 개다. 내년 강남 분원에 추가로 200병상을 늘릴 예정. 그러면 전체 병상이 500개를 넘어선다.

최근엔 튼튼병원도 덩치 키우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병원은 안산에서 시작해 3년 만에 일산, 안양, 서울 등에 분원을 열었다. 현재 병상 수는 550여 개이며 직원도 500여 명에 이른다. 튼튼병원은 10월경 대전, 연말 제주도에 추가로 분원을 열 예정이다.

척추관절 전문병원 대형화의 특징은 이처럼 ‘따로 또 같이’ 형태를 띤다. 대학병원처럼 한 곳에서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여러 곳에 분원을 두는 식이다. 따로 운영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낸다.

척추관절 전문병원이 늘어나는 까닭은 고령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퇴행성 질환인 척추와 관절 환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문병원은 대학병원보다 대기시간이 짧아 신속하게 진료할 수 있다. 병원들이 경쟁하면서 첨단 기기를 도입한 것도 환자들이 전문병원을 찾는 이유다.

◆강남보다 외곽을 공략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척추관절 전문병원은 주로 서울 강남 일대에 생겨났다. 그러나 요즘에는 서울 강북이나 경기 지역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강남에 이미 많은 병원이 들어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2003년 서울 강남구에 제일정형외과 병원이 들어섰다. 그 후 케이에스병원, 나누리병원, 유나이티드병원 등 척추관절 전문병원이 잇달아 생겼다. 그렇지만 2009년 선한목자병원 이후로는 더는 병원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 13개의 척추관절 전문병원이 있지만 포화상태라는 의견이 많다.

반면 병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울 강북, 강서나 경기지역은 척추관절 전문병원에는 ‘블루오션’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강서구엔 1999년 수지접합 전문 강서연세병원을 시작으로 웰튼병원, 나누리병원, 힘찬병원, 부민병원 등 8개의 척추관절 전문병원들이 들어섰다.

정흥태 부민서울병원 이사장은 “강서구는 원래 인구는 많은데 종합병원 인프라가 부족했던 지역이다”면서 “공항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어 앞으로 해외 환자 유치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어깨, 발 등 전문화 바람 분다

최근 들어 척추나 무릎관절에 이어 어깨관절전문, 발목관절전문 등 관절을 세분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관절의 전문화가 가속화하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최근 문을 연 날개병원은 어깨관절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근막동통증후군 등 어깨에 생기는 질병만 다뤄도 많은 환자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 20년간 발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온 이경태 전 을지의대 교수(족부정형외과)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이경태 정형외과’ 의원을 개원했다. ‘이경태 정형외과’는 어깨, 허리, 무릎, 발 등을 모두 치료하는 기존 정형외과와 달리 족부(발)만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이태연 날개병원 원장은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른바 ‘선진국형 질환’이라는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레저와 스포츠활동이 활발해지고 신체건강 나이가 증가하면서 발목 질환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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