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누명을 벗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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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고지혈증 부르는 나쁜 콜레스테롤 주장’ 뒤집어
좋은 콜레스테롤 많고 중성지방 낮춰줘… 하루 3개 괜찮아

계란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몸에 나쁘리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동아일보DB
계란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몸에 나쁘리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동아일보DB
계란을 먹으면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높아지고 중성지방이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에 고지혈 증상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할 음식으로 받아들여지던 지금까지의 생각과 반대되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대사’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혈액 속 지방성분은 크게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로 나눌 수 있다. 중성지방은 저장용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쓰다 남은 열량, 지방, 당질이 지방으로 바뀌어 몸 안에 저장된 것을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로 구분할 수 있다. HDL은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발생 가능성을 억제하는 데 반해 LDL은 반대 작용으로 몸에 나쁘다.

미국 코네티컷대의 마리아 페르난데스 박사는 대사증후군이 있는 중년 남녀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하루 계란 3개씩, 또 한 그룹은 계란 3개에 해당하는 대용식품을 3개월간 먹게 한 뒤 혈중 지질을 측정했다.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 고혈당, 중성지방 과다, 복부비만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는 경우를 말한다.

계란을 먹은 그룹은 실험 전보다 섭취량이 2배 늘었음에도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가 없었다. 그 대신 중성지방이 줄었다. 이 결과는 계란이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혈중 지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페르난데스 박사는 설명했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비만클리닉 교수(가정의학과)는 “대사증후군 환자와 일반인이 먹는 효과는 다르지 않다. 일반인의 경우도 계란 섭취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계란 속에 들어 있는 콜린과 레시틴 때문. 계란에 포함된 콜린은 동맥경화와 상관성이 높은 혈중 아미노산의 농도를 낮추어 주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늘린다. 달걀노른자의 유화제 역할을 하는 레시틴이라는 성분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하루에 계란을 몇 개까지 섭취하면 괜찮을까.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총 칼로리 섭취가 높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하루 3개까지,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1, 2개 정도가 좋다.

그러나 이 교수는 “위 연구에 참여한 실험대상자들 모두 탄수화물 섭취와 체중을 줄이는 시도도 함께 한 사람들이다. 단순히 계란만으로 혈중 지질이 개선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계란#고지혈증#콜레스테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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