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볼 때마다 찌릿… 예비신랑의 ‘고민’

  • 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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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염 방치하면 조루증-성기능 저하… 자주 물 마시고 음주 피해야

《결혼 시즌인 가을을 맞아 병원을 찾는 예비 신랑들이 많다. 이들은 검진 결과를 받아 보고 “내게 이런 병이 있을 줄 몰랐다”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병이 성인 남성의 절반 정도가 한 번쯤은 겪는 ‘전립샘염’이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비뇨기과 방문 환자의 15∼20%가 전립샘염”이라며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20, 30대 전립샘염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부 환자 발기부전 호소하기도

전립샘은 방광 아래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톨 모양의 생식기관으로 정액 일부를 생산하고 사정관과 요도를 보호하며 전립샘액을 분비한다.

‘전립샘염’이란 말 그대로 이 전립샘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염증이 없어도 배뇨와 회음부 통증 등 전립샘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면 전립샘염으로 판정한다.

전립샘에 염증이 생기면 인접한 요도에 영향을 줘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때론 고환과 회음부(고환과 항문 사이)가 뻐근하고, 방광 부위에 찌릿한 통증도 생긴다. 사정 시에도 관련 부위가 아프며 일부 환자는 발기부전을 호소하기도 한다.

전립샘염의 주요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으로 전립샘을 둘러싼 회음부 근육의 과도한 긴장 △방광의 불안정, 괄약근과 방광의 부조화 등이다.

특히 회음부 주위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요도가 압박돼 소변이 전립샘 내로 역류되고 오줌 속 세균, 화학적 성분이 염증을 일으킨다.

전립샘염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만성 전립샘염으로 발전해 회음부 통증, 조루증, 성기능 저하, 집중력 감퇴를 유발한다.

만성 전립샘염 환자들은 전립샘염을 성병으로 생각해 이를 숨기면서 성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한다. 심하면 불임의 원인이 된다.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전립샘염 진단은 전립샘 분비액 검사, 소변 세균 배양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항문에 손을 넣어 전립샘 마사지를 하면 전립샘 분비액이 나온다. 분비액에서 염증세포인 백혈구가 기준치보다 많이 나오면 전립샘염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생식기관인 전립샘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약물 침투가 힘들고 단시일에 치료하기 쉽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에 10분 정도 좌욕하면 좋아

평소 스트레스를 없애고 충분한 휴식과 운동을 통해 회음부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막고 배뇨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규칙적인 성생활도 도움이 된다.

소변을 자주 참을 경우 회음부 근육이 긴장되므로 참지 말고 오줌을 배출해야 한다.

좌욕으로 전립샘과 회음부의 근육을 이완해 주는 것도 좋다. 약간 뜨거운 물에 하반신을 10분 정도 담그거나 샤워를 할 때 선 채로 뜨겁고 강한 물줄기로 회음부를 마사지한다. 너무 뜨거운 물이나 고환 부위의 직접적인 찜질은 정자운동을 감소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딱딱한 자리에 오래 앉거나 자전거를 오래 타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로 소변 농도가 진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농도가 진해지면 요도가 자극돼 전립샘에 좋지 않다. 알코올이나 커피 같은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세균성 전립샘염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1∼3개월간 꾸준히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 비세균성 전립샘염은 배뇨개선제와 골반근육 수축 운동을 이용한다.

배뇨개선제인 알파 교감신경차단제는 전립샘 요도의 압력을 감소해 전립샘으로 소변이 역류되는 것을 막아 염증을 완화시킨다.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골반근육 수축 운동도 필요하다. 앉은 상태에서 수시로 항문 주위 근육을 조였다 풀어주는 운동을 반복하면 골반근육의 활동성이 증가하고 요도괄약근이 이완된다.

전립샘염이 심한 경우, 비뇨기과를 찾아 항문 주위에 약한 전류를 흘려 회음부 근육을 풀어주는 ‘전기자극 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도움말=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정병하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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