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수면]늦게 잠드는 청소년 키 크지 않는다?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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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원 야간 수강시간 제한을 없애겠다는 정책이 나왔다가 철회된 적이 있다.

청소년들이 밤늦은 시간까지 학원 수강을 한 후 잠자리에 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이 주로 분비되는 시간은 오후 11시∼오전 3시인데 학원 수업을 마치고 오전 1시쯤 귀가해 잠이 들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키가 크지 않고 왜소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만 놓고 본다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성장호르몬은 수면의존성 호르몬이다. 잠이 든 후 여러 수면 단계 중에서 깊은 잠이라고 할 수 있는 서파수면이 나타날 때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잠을 자는 시간대와 무관하게 낮에도 푹 자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오전 11시에 잠을 잤을 때도 서파수면이 나타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한 논문도 있다.

따라서 늦게 자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키가 크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다.

그렇다면 늦게 자는 것이 성장이나 발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수면 중에는 성장호르몬 외에 갑상샘호르몬, 코르티솔, 프로락틴 등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중 갑상샘호르몬과 코르티솔은 수면 단계와는 무관하게 특정 시간에만 분비되는 시간의존성 호르몬이다. 수면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들은 서로 영향을 주면서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늦게 잠들어 호르몬 분비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그만큼 효과도 줄어든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이 만들어내는 24시간 리듬, 일몰과 일출 등에 적응해 왔다. 늦게 잠드는 것은 이런 리듬을 거스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청소년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되도록 시간을 맞춰 자는 것이 좋다. 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주기성사지운동증 등 수면장애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신홍범 의학박사·국제수면전문의 www.komok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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